자회사 에스볼트도 독일 투자 계획 철회
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들, 투자 축소 움직임

독일을 발판으로 유럽시장 개척을 추진했던 중국 만리장성자동차(Great Wall Motor)가 유럽 헤드쿼터를 폐쇄하고 현지에서 철수한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만리장성자동차가 독일 뮌헨에 위치한 유럽 헤드쿼터를 1일자로 폐쇄하고 100여명에 이르는 현지 직원을 전원 정리해고 한다고 보도했다. 회사는 또 오스트리아⋅스위스에서 추진 중이던 판매망 확장 계획도 중단하고, 대신 중국에서 독일⋅영국 등 유럽 주요국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유럽 헤드쿼터 소속 직원을 인용해 “회사측에서 지난달 28일자로 법인 철수 계획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만리장성자동차는 지난 4월 한달간 독일에서 247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최근 전기차 ‘캐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지만, 같은 기간 현대차가 9106대, 일본 도요타가 7504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해도 크게 저조한 실적이다.

회사측은 당초 2025년 100만대의 전기차를 해외에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최근 그 시점을 2030년으로 미뤘다. 그러나 이번에 유럽 헤드쿼터를 철수함으로써 목표 달성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리장성자동차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유럽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의 투자 축소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한다. 앞서 지난달 30일 만리장성자동차에서 분사된 배터리 제조사 에스볼트는 독일에서 추진 중이던 배터리 생산라인 건설 프로젝트 2개 중 1개를 취소했다. 나머지 1개 역시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KIPOST 2024년 5월 30일자 <에스볼트, 독일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 철회 “대형 고객의 주문 취소”> 참조).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 역시 지난해 말 독일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축소하고, 고객사인 폴크스바겐이 전기차 생산 계획을 후퇴시키자 현지 생산라인 확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