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배터리 발주 취소한 것으로 추정
자를란트주 셀 라인 건설 계획도 철회 전망
중국 배터리 생산업체 에스볼트가 독일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포기했다. 현지 고객사로부터의 대규모 배터리 주문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에스볼트가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라우흐함머에 짓기로 한 배터리 셀 공장 건설 계획을 취소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에스볼트측은 “현지 대형 고객사의 주문이 취소 됐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형 고객사가 어딘지는 밝히지 않았는데, 독일 공영방송 SR은 그 고객이 BMW라고 보도했다.
에스볼트는 또 독일 서부 자를란트주에 지을 예정인 배터리 라인 프로젝트도 취소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만약 이마저 철회된다면 에스볼트의 독일 현지 공장은 호우스바일러에 건설 중인 모듈 조립공장이 유일하다. 이 공장은 오는 7월 준공 예정이다. 에스볼트는 지난 2021년 32억달러(약 4조4300억원)를 들여 독일 현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사실상 허울만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에스볼트가 독일에서의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철회하는 건 최근 전기차 ‘캐즘' 분위기와 함께 국가 정책적인 후퇴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어서다. EU(유럽연합)는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지만 이 같은 목표가 현실화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독일에서는 제 1야당인 기독민주당⋅기독교사회연합이 6월에 치러질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에스볼트에 앞서 중국 CATL도 지난해 초 양산에 돌입한 독일 아른슈타트 공장 생산능력 확장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아른슈타트 공장은 CATL이 중국 외 지역에 처음으로 건설한 배터리 생산라인이다. CATL의 독일 생산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독일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축소하고 고객사인 폴크스바겐이 일부 전기차 생산을 중단하자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4월 독일 신차 등록대수 중 전기차 비중은 12.2%로, 1년 전보다 2.5% 포인트 줄었다. 전통의 자동차 산업 강국인 독일은 전기차⋅배터리 산업을 앞세운 중국 자본에 자국 산업이 피해를 입는다는 인식도 팽배한 탓에 앞으로도 현지 생산 확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