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투나노, SK하이닉스와 양산 테스트
연말 전 양산 공급 목표
현재 폼팩터⋅마이크로닉스재팬가 과점한 시장

그동안 미국⋅일본 업체에 양분돼 온 D램 테스트용 EDS(Electrical Die Sorting) 프로브카드가 올해 국산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번인 테스트용 프로브카드는 이미 국산화가 이뤄졌지만 EDS용 만큼은 미국 폼팩터, 일본 마이크로닉스재팬의 벽을 넘기 어려웠다. 

황규호 마이크로투나노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마이크로투나노
황규호 마이크로투나노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마이크로투나노

 

마이크로투나노, SK하이닉스와 평가 진행

 

MEMS(미세전자기계) 전문업체 마이크로투나노는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통해 SK하이닉스와 D램용 EDS 프로브카드 품질인증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테스트는 3분기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이 과정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면 연말 전 첫 양산품이 SK하이닉스로 공급될 수 있다. 

마이크로투나노가 SK하이닉스에 D램 EDS용 프로브카드 공급에 성공하면, 이 분야에서는 처음 국산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낸드플래시용과 달리 제작 난이도가 높은 D램용 EDS 프로브카드는 폼팩터⋅마이크로닉스재팬이 100%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테스트는 프로브카드의 핀이 반도체 패드(신호를 전달하는 부분)에 직접 닿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낸드플래시는 프로브카드 위에 3만~4만개의 핀이 형성되는데 비해 D램은 10만개의 핀이 오밀조밀 몰려 있다. 이 때문에 핀과 핀 사이의 거리도 좁다. 낸드플래시 제품이 90μm(마이크로미터) 피치로 제작되는데 비해 D램용은 55μm 정도다. 

프로브카드./사진=마이크로투나노
프로브카드./사진=마이크로투나노

이처럼 미세한 구조에 빠른 처리속도를 유지하면서 내구성까지 확보해야 하기에 그동안 국내 업체 진입이 어려웠던 것이다.

SK하이닉스와 더블어 삼성전자도 국내 한 업체와 D램용 EDS 프로브카드 양산 공급을 놓고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마이크로투나노 매출의 대부분은 SK하이닉스에 낸드플래시용 EDS 프로브카드를 공급해 벌어들였다. 다만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라인 내 마이크로투나노의 공급 점유율은 40%까지 올라갔고, 고객사 수급 안정성을 고려하면 현 수준에서 더 크게 점유율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이번에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용 EDS 프로브카드를 공급하게 되면 회사 실적에 새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마이크로투나노는 향후 CIS(이미지센서)용 프로브카드 등으로도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메모리용은 낸드플래시⋅D램을 합쳐 프로브카드 시장이 9억달러(약 1조2000억원) 정도지만, 비메모리 분야 프로브카드 시장은 연간 17억달러에 달한다.

황규호 마이크로투나노 대표는 “고객사들도 D램용 EDS 프로브카드 국산화에 대한 의지가 높은 만큼 테스트 결과를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DDR5 D램 모듈.
SK하이닉스가 개발한 DDR5 D램 모듈.

 

반도체 투자 심리 회복이 관건 

 

다만 올해 고객사 인증을 통과하는 것과 별개로 D램 EDS 프로브카드 매출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설비투자 심리 회복이 필요하다. 프로브카드는 소모품이긴 하지만 수명 소진에 따른 교체 수요는 거의 없다.

신규 투자시 테스트 장비에 장착돼 공급되거나, 반도체 규격이 업그레이드 되는 시기에 대량으로 발주가 나온다. 최근처럼 메모리 반도체조차 일제히 감산에 들어가는 시기에는 당장 매출이 발생하기는 힘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 금액을 절반으로 축소해 놓은 상태다.

황규호 대표는 “올해 국내 투자가 줄어든 반면,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MEMS 프로브카드로의 업그레이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중국에서의 매출 증가세가 국내 매출 감소분을 어느 정도는 보상해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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