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양산...펫 네임은 '루시'
EUV 적용 레이어 수 증가

SK하이닉스가 연내 D램 10나노급 5세대(D1b) 제품 양산을 위해 막바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앞서 4세대(D1a) 제품부터 EUV(극자외선) 노광 기술을 양산에 도입했는데, 이번에는 적용 층수를 더 늘릴 전망이다.

최근 D램 시황이 고전한 탓에 설비투자 규모를 대폭 삭감했지만, EUV 등 선단공정 기술 확보 만큼은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SK하이닉스가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을 첫 적용한 경기도 이천 본사 M16 라인.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을 첫 적용한 경기도 이천 본사 M16 라인.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D1b, 펫 네임은 ‘루시’

 

현재 D램 업계의 최선단 공정 제품은 10나노급 4세대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사 모두 2021년을 기점으로 양산에 돌입했다. 통상 1년반 정도의 시차를 두고 다음 세대로의 기술 전이가 이뤄져 온 전례를 비춰보면, 올해 중 3사 모두 10나노급 5세대 제품을 출시하는 수순이다. 

SK하이닉스 역시 5세대 제품 설계를 마무리하고, 최근 파일럿 생산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차질이 없다면 연내 양산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D램 각 세대별로 별자리 이름은 따서 펫 네임(애칭)을 붙여왔다. 현 시점 최선단 양산품인 10나노급 4세대 D램의 펫 네임은 ‘캐노퍼스’, 이번 5세대는 ‘루시’다. 캐노퍼스는 용골자리 알파성의 이름이며, 루시는 센타우루스자리 변광 백색왜성인 'BPM37093'의 이름이다. 

EUV 장비 내부 모습. /사진=ASML
EUV 장비 내부 모습. /사진=ASML

10나노급 5세대 제품이 4세대 제품 대비 공정 측면에서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단연 EUV 레이어 증가다. 4세대까지는 단 1개 레이어 패터닝에만 EUV 기술을 써왔다. 5세대는 최소 3개 레이어 패터닝에 EUV 기술이 동원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대비 한 세대 앞서 EUV 기술을 D램 생산에 동원했던 삼성전자도 첫 제품인 10나노급 3세대에는 1개, 4세대에 3개 레이어에 EUV 노광 기술을 썼다. 

EUV 노광 기술을 사용하면 기존 ArF(불화아르곤) 이머전 기술을 사용하는 것 보다 확실히 공정 수는 줄어든다. ArF 이머전으로 듀얼⋅쿼드러플 패터닝 할 것을 단 한번에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EUV 노광에 사용되는 장비 뿐만 아니라 포토레지스트⋅블랭크마스크 모두 ArF 향 제품보다 훨씬 비싸다. 이 때문에 제조원가가 드라마틱하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D램 업체들은 EUV 기술을 도입했을 때 증가하는 설비투자비⋅운영비와 공정 수가 감소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을 비교해 EUV 레이어 개수를 판단한다. 

3위 마이크론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달리 아직 D램 양산에 EUV를 도입하지 않았다. 5세대 제품에도 기존 ArF 이머전 기술만으로 양산 라인을 구축한다. 공식적으로는 10나노급 6세대 제품부터 D램 양산에 EUV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EUV 도입을 한 세대 더 건너뛰고, 2025~2026년 정도부터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의 D램 로드맵. /자료=테크인사이트
마이크론의 D램 로드맵. /자료=테크인사이트

이처럼 EUV 도입이 늦어지면 당장의 설비투자 비용은 줄일 수 있지만, 경쟁 업체 대비 EUV 공정에 대한 학습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 SK하이닉스의 경우 10나노급 4세대 제품에 EUV를 도입함으로써 얻어진 원가 개선 효과는 미미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대비 EUV 도입 시점에서 지나치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4세대부터 EUV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 것이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마이크론이 EUV를 뛰어넘고 3D D램으로 직행한다는 얘기도 있으나 3D D램은 빨라도 2029년에나 양산이 가능하다. 결국은 EUV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매를 먼저 맞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원가 경쟁력이 마이크론을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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