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젯 기술로 FMM 대체하려 했으나 실패
닛케이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의 현주소"

일본의 유일한 OLED 생산업체 JOLED가 끝내 파산했다. JOLED는 지난 2015년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통해 OLED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파나소닉⋅소니가 합작 설립한 OLED 전문업체다. 현재는 일본 민관 합작 ‘INCJ(산업혁신기구)’가 지분 57%를 가진 최대주주다.

JOLED는 27일 도쿄지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JOLED의 부채는 337억엔(약 33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JOLED는 OLED 생산⋅판매와 관련한 모든 사업에서 철수하고 특허 등 IP(지적재산권)만 JDI(재팬디스플레이)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생산⋅판매 부문 직원 280여명은 해고되고, IP 부문 직원 100여명은 JDI로 승계된다.

JOLED는 원래 JDI가 지분 15%를 보유한 자회사였지만, 해당 지분은 지난 2020년 INCJ로 양도했다. JDI 역시 경영난에 허덕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INCJ는 당시 지분 인수금액을 포함해 총 1390억엔을 JOLED에 투입하고도 회사를 살려내지 못했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JOLED의 파산은 쇠락한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 현주소를 그대로 대변한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LCD 산업에서 삼성⋅LG디스플레이에 압도당한 뒤 번번이 투자 시기를 놓쳐왔다. 지난 2015년 이후 중소형 OLED 투자 국면에서도 조단위 투자금을 감당하지 못해 제대로 양산 라인을 꾸리지 못했다.

JOLED는 한국⋅중국에 뒤쳐진 OLED 경쟁력을 단숨에 뒤집고자 내놓은 방책이었다. JOLED의 잉크젯 프린팅 방식 OLED는 비효율적이기로 악명 높은 FMM(파인메탈마스크) 기술을 동원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다. 이는 적색⋅녹색⋅청색 화소를 증착하지 않고 인쇄하듯 찍어내는 기술이다. 

그러나 잉크젯 프린팅 기술은 유기재료 사용 효율은 높은 반면 화면에 얼룩이 진 것처럼 보이는 ‘무라(Mura)’를 컨트롤하는 게 쉽지 않다. 진공 장비 내에서 증착한 재료들에 비해 프린터로 인쇄한 재료들의 수명이 짧은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JOLED는 관련 생산 라인을 꾸리고도 제대로 제품을 출하하지 못했다. 지난 2020년에는 중국 TCL(CSOT의 모회사)과 잉크젯 프린팅 OLED 기술과 관련한 제휴도 추진했다(KIPOST 2020년 6월 25일자 <JOLED 손잡은 CSOT, 잉크젯 기술에 자본을 더하다> 참조). 

TCL 역시 수년간의 R&D(연구개발)에도 불구하고 잉크젯 프린팅 설비를 양산 라인에 도입하지 못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CSOT의 잉크젯 프린팅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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