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실행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 여전
100배 안팎의 PER 인정 받을까

데니스 라우딕 Arm 오토모티브 GTM 글로벌리드 부사장이 17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Arm 테크심포지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Arm
데니스 라우딕 Arm 오토모티브 GTM 글로벌리드 부사장이 17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Arm 테크심포지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Arm

고토 요시미츠 일본 소프트뱅크 CFO(최고재무책임자)는 7일 실적발표 후 가진 질의응답을 통해 “Arm의 나스닥 상장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중 적당한 시기에 실행한다는 계획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소프트뱅크는 Arm을 미국 GPU(그래픽처리장치) 설계업체 엔비디아에 매각하려 했으나, 각국 경쟁당국 승인을 받지 못해 좌절됐다.

이후 Arm을 나스닥에 상장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등 대형 IT 업체에 ‘프리(Pre) IPO’를 타진하기도 했다. 프리 IPO는 기업을 정식 상장하기 이전에 특정 상대에게 신주 및 구주를 넘기는 것을 뜻한다. IPO를 통해 자금이 유입되기까지의 시간을 벌 수 있는 방식이지만, 적절한 조건에 응한 회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2023년을 상장 목표로 잡고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Arm은 상장 절차 전문가인 제이슨 차일드 전 쿠팡 이사회 이사를 CFO로 선임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Arm이 올해 계획대로 상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Arm 같은 반도체 IP(설계자산) 회사는 역사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왔지만, 최근 주식시장 분위기는 정반대기 때문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Arm 상장시 기업가치가 600억달러(약 7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위해 베팅했던 금액은 400억달러며, 시장에서도 Arm의 값어치가 최소 400억달러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rm은 비상장사로서 간혹 로열티 수익 등을 공개하기는 하지만 정확한 영업이익 등은 오픈하지 않는다. 상장돼 있던 지난 2017년 마지막으로 공개한 매출이 1조5000억원, 영업이익 2600억원 정도였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 추정으로 이 회사의 2020년 매출은 2조2000억원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을 비슷하게 유지했다면 영업이익은 대략 3700억~4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주가이익비율(PER)로는 영업이익 4000억원으로 기업가치 400억달러를 설명하기 위해 PER 125배를 인정받아야 한다. 2021년처럼 한창 반도체 업황이 좋을때는 IP 회사들의 PER이 70~80배를 넘나들었지만, 요즘 같은 시황에서는 신규 주주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

소프트뱅크로서는 기업 가치를 400억달러 아래로 낮춰서라도 올해 상장을 하거나, 아니면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최근의 소프트뱅크 악화된 실적과 재무 상황을 감안하면 어떠한 옵션도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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