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탓에 퇴사한 직원들 대상
"아파트 가지려면 1억8000만원 내라"

YMTC의 우한 공장 외관 건설 당시(2019년) 사진. /사진=YMTC
YMTC의 우한 공장 외관 건설 당시(2019년) 사진. /사진=YMTC

중국 3D 낸드플래시 업체 YMTC가 최근 해고된 직원들을 자사가 제공한 아파트에서 내쫓고 있다고 중국 매체 차이신이 6일 보도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20년 YMTC가 핵심 개발진과 연구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복지 차원에서 분양한 것이다. 시세 대비 훨씬 낮은 가격에 분양하는 대신 5년 이내 자의로 퇴사할 경우, 30만~100만위안(5500만원~1억8000만원)의 위약금을 낸다는 조건이 붙었다.

문제는 YMTC가 우한 법인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발생했다. YMTC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급격히 나빠지자 지난달 직원의 10%를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때 정리해고 대상이 된 직원들을 이미 소유권이 이전된 아파트에서 내쫓고 있는 것이다. YMTC는 직원들이 자의로 퇴사하는 것이 아님에도 아파트를 계속 소유하기 위해서는 100만위안을 내라고 통보했다고 차이신은 설명했다. 

YMTC가 이처럼 불합리한 방법까지 동원해 비용 축소에 나서는 것은 메모리 시황이 급격히 나빠진데다, 미국 상무부 제재 탓에 한동안 사업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YMTC는 지난해 232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발표하는 등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뤘다. 그러나 아직 양산 능력에서는 기존 플레이어(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 특성상 생산능력 격차는 곧 원가 경쟁력의 차이며, 최근 나빠진 시황에 따른 여파가 후발 업체일수록 더 크게 미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미국 제재가 강화되면서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반입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일본⋅네덜란드 등 미국 동맹국들의 장비 역시 원활하게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YMTC가 다소 무리한 비용축소에 나서는 것이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YMTC가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투자하면서 설비 투자 부담이 덜하다고는 하지만 손익이 지나치게 나빠지면 당과 정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