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통과 영향 커
착공 시기 놓쳤으나 양산은 예정대로

LG에너지솔루션이 경기 불황 조짐 탓에 잠정 보류했던 미국 애리조나 공장 투자를 재개한다. 당초 예정된 2분기 착공 스케줄은 놓쳤지만 최대한 공사 기간을 단축, 양산 시점은 원래 계획에 맞춘다는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 해외 공장 현황. /자료=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해외 공장 현황. /자료=LG에너지솔루션

 

LG엔솔, 애리조나⋅홀랜드 투자 계획대로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 공장 투자를 재개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이 같은 계획을 설비 협력사에 공유했다. 이에 따라 설비업체들은 내년 4분기 입고를 기준으로, 올해 연말을 전후해 PO(구매주문)를 받게 될 전망이다. 

원래 애리조나 공장은 올해 2분기 착공, 2024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했다. 이미 2분기 착공시기는 놓쳤기에 2024년 하반기 양산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서는 공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 재검토에 들어간지 3개월만에 원래 궤도로 복귀한 건, 미국 의회서 IRA(인플레이션감축법)가 통과된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통과돼 17일부터 발효된 IRA는 전기차 구입시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44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전기차의 최종 생산이 북미 지역에서 이뤄져야만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된다.

따라서 IRA 발효 이후 북미 시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는 더욱 크고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한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LG에너지솔루션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애리조나 공장 투자건을 재검토했으나 IRA 발효 이후 매우 전향적인 자세로 바뀌었다”며 “홀랜드 공장 투자건도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의 현재 생산능력은 연 5GWh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공장 생산능력을 오는 2025년까지 25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홀랜드 공장은 얼티엄셀즈처럼 완성차 회사와의 합작 공장이 아닌 LG에너지솔루션 단독 투자 라인이다. 잠재 고객사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투자가 재검토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나 IRA 통과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가동률에 대한 걱정은 크게 낮아졌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최근의 신규 증설에도 불구하고, 북미 배터리 시장은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공급이 부족할 전망”이라며 “IRA 통과 이후 추가 증설도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 추세가 유지될 경우 2030년 북미 시장의 배터리 수요는 공급의 두 배 수준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중국 시장이 2030년을 전후로 수급 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는 상반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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