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20년, 매출 대비 영업손실이 4배
직원 임금, 협력사 대금 미지급으로 소송

로욜이 지난 2018년 선보인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 /사진=로욜
로욜이 지난 2018년 선보인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 /사진=로욜

삼성디스플레이⋅전자에 앞서 폴더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폴더블 스마트폰을 양산하겠노라 주장했던 중국 로욜이 자금난에 빠졌다고 IT즈자가 보도했다. IT즈자는 올해 초부터 연속 보도를 통해 로욜이 직원 임금을 체불하는가 하면, 몇몇 협력사들에 공급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파산 상태라고 설명했다.

처음 로욜에 자금난 가능성이 제기된 건 지난 4월이다. 이 회사가 직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3개월간 전 직원 휴직을 돌연 실시하면서다. 4월 임금은 100%, 5~6월 임금은 일부만 지급하겠다고 밝힌 ‘유급휴가’ 개념이었지만 밀린 임금을 언제 주겠다는 약속은 없었다. 로욜의 사외이사인 류슈웨이는 “중국 정부가 로욜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이 회사 전략을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급기야 이달 8일에는 홍보대행 협력사들과 4건의 채무불이행 소송이 붙으면서 자산이 동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욜은 프로토타입 제품을 공개한 후 금융 시장에서 자금을 끌어모으고, 그 자금으로 운영비를 충당하는 전형적인 회사였다. 지난 2012년부터 8년간 총 13라운드에 걸쳐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는데, 한때 기업가치 500억위안(약 10조원)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미국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해 공개한 투자설명서가 이 회사의 민낯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5억1700만위안(102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이 회사의 영업손실은 32억위안에 달했다. 손실 규모가 매출의 4배에 달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손실 규모는 이후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IPO(기업공개)를 통해 144억위안의 투자금을 더 끌어모으려던 로욜의 계획은 실패했다. 증권거래소에 상장하지 못함은 물론, 재정 상태에 대한 우려 탓에 협력사들도 일제히 거래를 끊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로욜에 투명 PI(폴리이미드) 를 공급하다 관계를 청산하기도 했다. 역시 대금 미지급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가 꼽은 중국의 부호 반열에 올랐던 로욜 창업자 류지홍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이러한 말을 남겼다. 

“한때 나는 세상에 파괴적 혁신을 선보이고자 했다. 지금 내 삶은 소송으로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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