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 히터블록, 일본 업체가 95% 점유
메카로, 히터블록 사업 고도화 및 신사업 추진

화학소재 사업을 분사 후 매각하는 메카로가 기존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히터블록 비즈니스를 고도화한다. 반도체용 히터블록은 메탈(알루미늄) 타입은 국산화됐지만, 세라믹 타입은 여전히 일본의 특정 회사가 독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메카로는 내년부터 세라믹 히터블록을 양산하는 한편, 사업 매각 후 유입될 현금으로 다양한 신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용 히터블록. /자료=메카로
반도체용 히터블록. /자료=메카로

 

세라믹 히터블록, 1개당 3000만원

 

히터블록은 CVD(기상화학증착)⋅ALD(원자층증착) 공정 중 챔버 내 고온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모성 부품이다. 단순히 웨이퍼에 열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빠른 시간에 온도를 높이고 균일하게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웨이퍼 표면 온도에 따라 반응 가스들이 증착되는 정도가 달라지기에, 히터블록 성능이 떨어지면 해당 공정의 수율도 낮아진다.

메카로는 메탈 히터블록 분야에서 국내 점유율 1위다. 국내 고객사 한 곳에서는 압도적인 차이로 1위, 또 다른 고객사 내에서는 보부하이테크와 비슷한 규모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827억원 중 메탈 히터블록 매출만 424억원을 기록했다. 이르면 내년부터는 일본 NGK(일본특수도업)가 독점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세라믹 히터블록도 양산할 계획이다. 

메탈 타입과 세라믹 타입 히터블록의 가장 큰 차이는 열에 대한 내구성이다. 메탈 타입이 약 250℃까지 버티는데 비해 세라믹 타입은 400℃까지 견뎌낸다. 이 때문에 초고온 공정이 필요한 챔버에는 반드시 세라믹 히터블록이 들어간다. 최근 D램과 파운드리 분야에서 미세공정이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면서 반도체 생산시 고온 공정 수요가 늘고 있다. 

세라믹 히터블록 시장의 95%를 점유한 NGK는 일본의 세라믹 전문회사다. 사진은 NGK가 만든 세라믹 정전척. /사진=NGK
세라믹 히터블록 시장의 95%를 점유한 NGK는 일본의 세라믹 전문회사다. 사진은 NGK가 만든 세라믹 정전척. /사진=NGK

따라서 세라믹 히터블록 수요도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NGK가 95%의 점유율을 기록하다 보니 공급 단가는 고공 행진 중이다. 통상 메탈 히터블록 한 셋트가 500만원 정도라고 하면, 세라믹 타입은 3000만원에 공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메카로 관계자는 “금속에 비해 세라믹은 워낙 가공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NGK가 여전히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카로는 충북 음성의 성본산업단지에 1만2000평 규모의 신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를 할애해 세라믹 히터블록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주요 장비도 발주가 나간 상태로, 4분기 중 완공과 함께 장비가 반입된다. 이후 안정화를 거쳐 내년 쯤에는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 

 

화학소재 사업 매각 대금, 신사업에 활용

 

이번에 화학소재 사업을 매각한 뒤 유입되는 자금으로는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한다. 메카로는 반도체용 전구체(프리커서)를 생산하는 화학소재 사업부를 독일 머크에 1460억원을 받고 매각키로 했다(KIPOST 2022년 8월 17일자 <머크, 메카로 전구체 사업 인수...하프늄 시장 판 커진다> 참조). 머크는 자회사인 버슘머트리얼즈를 통해 반도체용 전구체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딜로 하이케이(High-K, 고유전율) 재료 포트폴리오를 늘릴 수 있게 됐다.

김우규 한국머크 대표(왼쪽)과 이재정 메카로 회장 겸 CEO. /사진=머크
김우규 한국머크 대표(왼쪽)과 이재정 메카로 회장 겸 CEO. /사진=머크

메카로는 2차전지⋅바이오 분야 소재 사업 진출을 위해 M&A(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소재 사업이 떨어져 나가면서 단기적인 외형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히터블록 사업 고도화와 신사업을 통해 만회한다는 목표다. 

메카로 관계자는 “기존 히터블록이나 반도체 인접 부품⋅소재 사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데 화학소재 사업부 매각 자금이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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