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디스플레이가 지난해 ‘갤럭시Z 폴드3’에 처음 적용한 ‘에코스퀘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 당분간 폴드 시리즈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에코스퀘어는 일반 OLED 대비 소비전력을 25% 줄여주는 등 이점이 크지만, UPC(언더패널카메라) 기술과 동시 적용했을 때 전면카메라 사진 품질을 다소 저해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향후 에코스퀘어의 전면카메라 사진 품질이 개선되기 전에는 ‘갤럭시S’ 등 일반 스틱형 제품에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4’에 에코스퀘어 적용

 

삼성전자는 다음달 선보일 ‘갤럭시Z 폴드4’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에코스퀘어 OLED 패널을 탑재한다. 에코스퀘어는 일반 OLED에 1장씩 부착된 편광판을 생략한 패널이다. 편광판은 OLED의 외광차단 위해 붙이는 필름인데, 빛의 밝기를 절반 이상 잡아 먹는 등 단점이 크다. 따라서 에코스퀘어 기술을 쓰는 것만으로 OLED 패널의 밝기를 개선할 수 있다. 

이는 같은 밝기를 구현하는데 저전력(소비전력 최대 25% 감소)을 사용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편광판을 쓰지 않으니 소재 단가도 절감된다. 

이처럼 장점이 많은 기술임에도 삼성전자는 에코스퀘어 적용 모델을 확장하지는 않고 있다. 올해 초 나온 ‘갤럭시S22’는 전량 일반 OLED 패널이 적용됐고, 내년 초 나올 ‘갤럭시S23’ 시리즈에도 에코스퀘어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에코스퀘어 기술이 전면카메라의 사진 품질에는 불리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에코스퀘어가 편광판 없이도 외광차단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블랙 PDL(격벽층) ▲블랙 PI(폴리이미드)▲COE(Color on Encapsulation) 3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중에 블랙 PI가 UPC와 합쳐졌을때 전면카메라의 사진 품질을 저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참고기사

-2020년 4월 29일자  : COE가 편광판 대체한다...OLED, 드디어 편광판과 이별할까

-2020년 4월 7일자 : OLED 효율 단숨에 올려줄 블랙 PDL "양산 적용은 요원"

갤럭시Z폴드3. /사진=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 /사진=삼성전자

블랙 PI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에코스퀘어 패널의 외광차단 기능을 보강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재다. 일단 블랙 PDL과 COE를 통해 외광을 1⋅2차 막아주고, 그래도 반사되는 빛은 블랙 PI가 마지막으로 막아주는 것이다.

블랙 PI는 OLED 셀 공정이 모두 끝난 후에 모듈 공정에서 필름 형태로 부착한다. PSA(감압접착제)를 이용해 라미네이션 방식으로 OLED 셀 위에 붙여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OLED 패널 구조를 생각하면 블랙 PI가 전면카메라 상단을 덮는 형태가 된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블랙 PI는 외광 반사를 막기 위해 일부 색상이 가미된 필름이며, 이는 전면의 카메라모듈이 수광(受光)할 수 있는 양을 줄인다. 한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패널 두께가 두꺼워지는 점을 감수하고 블랙 PI를 적용했다는 건 블랙 PDL과 COE 만으로는 에코스퀘어 기능이 완벽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갤럭시S22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카메라 성능이 관건인 플래그십에는 적용 어려워

 

이처럼 전면카메라 성능에 불리한 에코스퀘어는 폴더블 제품에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폴더블 제품은 어차피 패널이 접혀지는데 마케팅 소구점이 있고, 전면카메라 성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품질 높은 셀피를 찍으려면 기기 바깥쪽 카메라로 찍어도 된다. 어차피 시장에 나와 있는 폴더블 제품이 ‘갤럭시Z’ 시리즈 밖에 없기에 카메라 성능을 비교할 경쟁사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 스틱형 제품에서 카메라 성능은 구매 결정을 일으키는 결정적 포인트다.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비보⋅오포⋅샤오미 등 카메라 성능을 서로 비교할 제품도 많다. 블랙 PI를 빼기 전까지 에코스퀘어 제품을 갤럭시S 시리즈에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다.

향후 블랙 PI 제품을 빼기 위해서는 블랙 PDL과 COE 만으로 외광 차단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해야 한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에코스퀘어 패널 생산량이 크지 않은 탓에 블랙 PDL을 개발한 덕산네오룩스도 관련 매출 기여도가 미미하다”며 “블랙 PDL의 외광 차단 성능을 좀 더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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