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C, 극히 보수적인 투자 기조
A4E도 증착라인 추가 없던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Q1 라인의 성공적인 램프업에도 불구하고 추가 투자와 관련해서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증착 라인 추가 반입이 검토되던 A4E도 기존처럼 TFT(박막트랜지스터) 전용 라인으로 제한적 투자만을 고수한다. 

올들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IT 수요 감소에 대외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극히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가 올해 기대했던 신규 시설 투자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가 중심에 있다. 지난 2019년 QD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공언한데다, Q1 라인 양산도 올해 들어 순조로웠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양산 램프업의 마지막 단계인 AT(Acceptance Test)를 캐논도키와 진행하고 있다(KIPOST 2022년 5월 10일자 <삼성디스플레이, 캐논도키와 Q1 라인 장비 AT 실시>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올해 안에 QD-OLED 신규 투자 발주가 나올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캐논도키와도 Q1에 대한 AT 외에 추가 투자와 관련한 논의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QD-OLED 추가 투자에 나서기 위해서는 결국 삼성전자와의 협의를 풀어내는 게 우선인데, 삼성전자가 QD-OLED를 비롯한 OLED TV 라인업 판매에 여전히 소극적이다. 

증착 라인 추가 투자가 검토되던 A4E(옛 L7-2) 역시 TFT만 투자하는 기존안으로 회귀했다(KIPOST 2022년 1월 24일자 <삼성디스플레이, A4E에 증착 라인도 추가 검토> 참조). 한 삼성디스플레이 장비 협력사 관계자는 “A4E에 증착 라인을 들이는 방안은 더 이상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백지화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4E에는 지난 4월부터 TFT 관련 장비들만 입고되고 있다. 오는 3분기 말쯤 양산에 돌입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4E에서 생산되는 TFT 물량으로 기존 A3⋅A4에서 줄어든 TFT 생산능력을 만회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OLED 증착 공정과 TFT 라인 간에 생산능력 격차가 확대돼 왔다. 

OLED 구조. TFT 부분이 백플레인이다. A4E 투자는 TFT에 집중된다. /자료=LG디스플레이
OLED 구조. TFT 부분이 백플레인이다. A4E 투자는 TFT에 집중된다. /자료=LG디스플레이

원래 월 1만5000장 수준으로 각각 디자인됐던 증착라인과 TFT 라인이었는데, TFT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월 8000장 수준까지 생산능력이 감소했다. 더 고난도 제품을 만들다 보니 생산능력이 줄어든 것이다. 

이번에 A4E 라인 투자를 통해 둘 사이의 밸런스를 어느 정도 맞출 수 있게 됐다. 다만 업계가 기대한 증착 라인이 추가로 들어오지는 않는 만큼 투자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규격인 IT용 8.5세대(2200㎜ X 2500㎜) 라인 투자는 올해 일부 발주가 나올 수 있으나 파일럿 개념인 만큼 규모는 크지 않다. 

따라서 올해와 내년 상반기까지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능력 투자는 극히 보수적인 규모로만 단행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연도별 시설투자 금액은 지난 2017년 13조원을 돌파한 이후 4년간 보완투자 수준으로만 지출됐다. 연간 2조~3조원 수준을 넘지 않았다. 이 같은 기조는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대외 환경은 더욱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설비투자로 전환할 가능성은 더욱 낮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관계자는 “QD-OLED에 대한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거나 8.5세대 IT용 OLED 생산 기술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지 않는 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설비 투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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