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AMD 제노아도 출시
올 연말 기점 DDR5 서버 시장 침투율 20%대 전망

인텔이 최근 공개한 서버용 신규 CPU ‘사파이어래피즈’는 D램 업계에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말 발표한 ‘앨더레이크’가 PC용 CPU로는 처음 DDR5 규격 D램을 지원한데 이어 사파이어래피즈는 서버용 CPU 최초로 DDR5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DDR5가 전 세대 대비 전력 효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PC보다 서버 시장에서 DDR5 전환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곤 연구소가 개발 중인 슈퍼컴퓨터 '오로라'. /사진=인텔
아르곤 연구소가 개발 중인 슈퍼컴퓨터 '오로라'. /사진=인텔

PC 이어 서버 시장까지 침투하는 DDR5

 

인텔은 1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린 '인텔 비전 2022' 행사를 통해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사파이어래피즈) 초도 물량을 출하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업계가 예상한 사파이어래피즈 출하는 올해 3분기였는데, 이에 앞서 초도물량이 공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초도물량은 미국 국립 기초과학 연구소인 아르곤연구소로 공급됐다. 아르곤연구소가 개발 중인 슈퍼컴퓨터 ‘오로라’에는 1만8000여개의 사파이어래피즈가 탑재된다. 인텔의 GPU(그래픽처리장치) ‘폰테베키오’도 5만4000여개 탑재되는데, 덕분에 오로라는 1초에 200경번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D램 업계가 사파이어래피즈 출시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이번 신제품 출시가 DDR5 D램 시장의 본격 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어서다. 인텔에 이어 AMD 역시 DDR5를 지원하는 신규 서버용 CPU ‘제노아’를 오는 3분기 선보일 예정이다. 

물론 인텔이 지난해 말 출시한 앨더레이크도 DDR5를 지원하지만, 이는 PC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D램 시장에서 PC 향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대에 그치는 반면, 서버향 제품 비중은 30%를 훌쩍 넘는다. 결국 서버 산업이 움직여야 D램 시장 패러다임이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하이케이메탈게이트(HKMG) 공정이 적용된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하이케이메탈게이트(HKMG) 공정이 적용된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특히 서버 시장은 에너지 효율에 더 민감하다는 점에서 DDR5 D램 침투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DDR5는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전력 효율성이 30% 정도 개선된다. 24시간 운영하며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서버 산업에서 전력 효율성은 PC 시장 대비 더 중요한 팩터다. 서버 업계가 DDR5 전환 과정에서 높아진 비용을 치르더라도, 향후 전력 절감을 통해 투자 비용을 조기 회수할 수 있다.

 

DDR5 공급 늘면, D램 업계 생산능력 감소

 

D램 생산업체 입장에서는 DDR5 침투율 증가가 D램 생산능력 자연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DDR5 규격부터는 ECC(오류정정회로)를 D램 다이 내에 내장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D램 다이 사이즈가 종전 규격들보다 커진다. DDR4까지는 ECC가 D램 다이가 아닌 모듈 차원에 실장되는 방식으로 붙어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DR5를 기준으로 종전 대비 다이 사이즈가 15% 넓어진다. 다이 사이즈가 커진다는 건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칩 개수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업계 전반적으로 생산능력에 제한을 걸면서 D램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는 DDR5 비중이 30%까지 높아질 경우, 업계 전반적인 생산능력이 약 2%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연말을 기점으로 서버 시장 내 DDR5 비중이 20%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30%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 D램 시장 악재가 도열한 상황에서 DDR5로의 전환은 그나마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트렌드다.

D램 규격별 출하 비중. /자료=마이크로뉴스
D램 규격별 출하 비중. /자료=마이크로뉴스

앞서 D램 규격 전환기에는 기판 등 관련 부품 수요가 늘고, ASP(평균판매단가)도 상승했다. D램 후방 산업에도 파급력이 미칠 수 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기판 산업의 경우 DDR4 전환기에 공급 단가가 20% 정도 상승했다”며 “DDR5에서는 설계 구조의 변화로 단가 상승폭이 30%를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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