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현 대표, 임기 1년 못채우고 용퇴
GM 리콜 사태에 따라 연내 IPO 브레이크
고객사 및 투자자 달랠 구원투수로 권 부회장 낙점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사 얼티엄셀즈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사 얼티엄셀즈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주)LG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조속한 IPO(기업공개)와 신규투자를 통해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려야 하는 시점에 회사를 이끌 적임자로 낙점됐다. 

지난해 연말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장을 통해 신규 투자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GM 리콜 사태 탓에 연내 IPO에 적신호가 켜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권영수 (주)LG 부회장을 신임 CEO(최고경영자)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총을 11월 1일 소집하기로 했다. 권 부회장은 임시주총 승인 및 이사회 후 11월 1일자로 LG에너지솔루션 새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의 LG에너지솔루션 신임 대표 부임은 전격적이다. 계열사 대표급 인사이동이 이뤄지는 연말 인사가 한달여 이상 남은데다, 초대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인 김종현 사장이 임기를 1년도 채우기 전이기 때문이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이던 김종현 사장은 작년 12월 LG에너지솔루션 출범과 함께 초대 대표를 맡아왔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신임 대표 내정자. /사진=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신임 대표 내정자.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는 그만큼 LG에너지솔루션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변곡점에 서 있다는 뜻이다. 당초 지난해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 할 때의 목적은 신규 자금유입을 통한 시설 투자 자금 확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수주한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매년 3조원 안팎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 이제 막 흑자구조로 전환된 회사가 이익을 축적해 투자하기에는 절대적으로 큰 금액이다. 회사를 공개해 신규 투자를 유치하면 재무적 부담을 덜고 생산시설을 늘릴 수 있다.

지난해 연말 LG에너지솔루션이 성공적으로 분사하고, 올해 상반기 주식 시장이 활황일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상장 이후 회사로 유입될 자금은 10조원 안팎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미국 GM이 전기차 화재 사고에 따라 리콜에 들어가면서 배터리를 공급했던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에 리콜 충당금을 910억원 반영했으며, 3분기에 추가로 6200억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LG전자도 2분기에 충당금 2346억원을 반영한 데 이어 3분기에도 4800억원을 추가로 설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수백조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고는 하나, 이처럼 손실 비용이 커지면 향후 IPO 과정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상장에 따른 자금 유입 규모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최악의 경우 상장 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뤄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상장 강행 여부를 이달 중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CEO 교체는 이처럼 긴박하게 돌아가는 회사 외부 변수에 대처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권 부회장은 LG전자⋅디스플레이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와 CEO를 역임한 바 있다. 지난 2012년부터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아 아우디⋅다임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이끌어낸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측은 “권부회장은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이 높고, 고객과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줄 수 있는 경영자”라며 “다수의 대규모 글로벌 사업장을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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