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의 일본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 인센티브로 일본 정부가 거액의 보조금을 제시하자, WTO(자유무역기구) 제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자 유치시 관례적으로 주어지는 법인세 인하 등 간접 지원이 아니라 직접 설비투자 금액을 제공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정부가 검토중인 TSMC에 대한 보조금이 WTO 규칙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날 열린 TSMC 실적발표 후 열린 질의응답에서 웨이저자 TSMC 총재는 22~28nm(나노미터) 공정이 적용된 파운드리 라인을 일본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SMC의 신공장 건설에 약 1조엔이 투입될 예정이며, 일본 정부가 5000억엔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이 같은 방식은 보조금에 의한 시장 왜곡이 일어날 소지가 있기 때문에 WTO 규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TO가 문제 삼는 보조금은 '레드 보조금'과 '옐로 보조금'으로 나뉜다. 레드 보조금에는 국산 소재·부품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지원하는 보조금과 직접적인 수출 지원금이 속한다. 레드 보조금은 WTO가 즉각적인 협정 위반으로 간주한다.
이에 비해 옐로 보조금은 사례별로 위법성을 판단하는 것으로, 이번 일본 정부의 TSMC에 대한 보조금은 옐로 보조금에 속할 수 있다는 게 닛케이의 설명이다. 다만 옐로 보조금 위반으로 인정된 사례가 극소수에 불과하고, 제소한 국가의 산업에 발생한 손해와 보조금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실제 WTO 제소까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한편 TSMC는 이번 결정으로 대만 밖 3개 국가에 대규모 공장을 갖게 됐다. 현재 중국 난징에 공장이 가동 중이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120억달러 규모의 첨단 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독일에도 신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