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부사장, 커스텀SoC사업팀장으로
칩리스 상대하는 커스텀SoC 사업 확대 포석

삼성전자가 맞춤형 SoC(시스템온칩) 사업을 담당하는 커스텀SoC사업팀을 부사장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 올해 초 전무 조직으로 격상된 지 반년 만이다. 

구글⋅페이스북⋅알리바바 등 글로벌 IT 업체들, 일명 ‘칩리스(Chip-less)’들이 저마다 전용 반도체 개발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박재홍 삼성전자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박재홍 삼성전자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박재홍 부사장, 커스텀SoC사업팀장 임명

 

삼성전자는 이달초 연중 인사를 통해 박재홍 파운드리 디자인플랫폼 개발실장(부사장)을 커스텀SoC사업팀장으로 임명했다. 기존에 커스텀SoC사업팀장이던 이태원 전무는 마케팅팀장을, 팀내 개발을 담당했던 박진표 상무는 설계팀장에 임명됐다. 

박재홍 부사장은 그동안 파운드리사업부에서 디자인하우스 용역 및 ASIC(주문형반도체)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파운드리 생태계 육성에 주력했는데, 최근 2~3년간 삼성전자 DSP(디자인솔루션파트너) 간에 일어난 인수합병(M&A)도 박 부사장 작품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박 부사장이 커스텀SoC로 자리를 옮기면서 생긴 빈 자리는 이상현 메모리사업부 디자인플랫폼 개발실장이 맡게 됐다. 이 실장은 이번에 디자인플랫폼 개발실장으로 부임하며 부사장 승진했다. 

이태원 삼성전자 부품플랫폼사업팀장(전무). /사진=퀄컴
이태원 삼성전자 커스텀SoC 마케팅팀장(전무). /사진=퀄컴

삼성전자가 커스텀SoC 사업 조직을 확대하기 시작한 건 올해 초부터다. 올 초 이태원 전무를 전배하면서 기존 커스텀SoC개발팀을 사업팀으로 1차 확대개편했다. 단순 개발 기능을 맡던 조직에서 마케팅 기능까지 갖춘 사업팀으로 승격한 것이다. 이번에 박 부사장이 합류하면서 부사장 조직으로 재차 격상됐다.

통상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 인사 및 조직개편은 연말에 이뤄진다. 드물지만 연중에 시급한 목적이 있을때에는 원포인트 인사가 이뤄지기도 한다. 이번 커스텀SoC사업팀 조직개편이 여기에 속한다. 

이는 최근 반도체 업계 트렌드를 감안할때 향후 커스텀SoC사업팀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존에 반도체 업체로 분류되지 않던 구글⋅페이스북⋅알리바바 등 IT 업체들이 저마다 전용반도체 개발에 나서면서 커스텀SoC 시장이 커지고 있다. 

칩리스들은 ASIC 레벨 0~1단계 서비스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담당하는 조직이 커스텀SoC사업팀이다. 레벨 0은 고객이 설계에 거의 개입하지 않고 제품 스펙만 제공한다. 레벨 1의 경우, 고객이 RTL 설계까지 마치면 이후 필요한 단계를 고객사 요구에 맞춰 설계한다(KIPOST 2021년 4월 1일자 <삼성전자가 커스텀 SoC 사업 강화에 나선 이유 분석> 참조). 

반도체 만드는 작업을 옷을 짓는 일에 비유하자면, 0~1단계는 몸의 치수를 재고 옷감을 고르는 작업까지 모두 제공받는 형태와 같다. 

이와 달리 2~3단계는 자체 설계력을 어느 정도 갖춘 팹리스 회사들이 이용하는 서비스다. 다시 옷 짓는 일로 비유하면 원단을 자르는 재단까지는 고객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외부에서 재봉만 해주기를 바라는 회사들이다. 이에 대한 대응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내 ASIC 사업부가 맡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사진=삼성전자

팹리스를 상대하는 2~3단계 ASIC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계속 해왔던 사업 모델인 반면, 0~1단계 ASIC은 근래들어 수요가 더 늘고 있는 서비스다. 한동안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들이 커스텀SoC 개발에 주력했으나, 최근에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들도 자체제작 칩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수급하기 위해서다. 

한 삼성전자 출신 협력사 임원은 “이번 원포인트 인사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이라며 “반년만에 두 번이나 조직을 확대개편했다는 것은 그 만큼 사업에 대한 의지가 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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