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도 반환키로 양사 합의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가 와이파이 모듈 사업을 매각하려던 계획이 일단 무산됐다. 지난 1월 국내 전자 업체인 켐트로닉스가 삼성전기의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를 넘겨받기로 하고 양수도 계약을 맺었으나 이를 철회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삼성전기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했던 만큼 다른 인수자를 찾아 재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켐트로닉스는 지난 28일 공시를 내고 계약 철회 이유로 “와이파이 모듈사업 시장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으로 인해 계약 해제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여 타법인주식및출자증권취득결정이 철회됐다”면서 “기지급한 계약금은 반환 받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켐트로닉스는 계열사 위츠를 통해 삼성전기로부터 와이파이 모듈 사업을 1055억원에 사들이기로 계약했다. 영업 양수도 금액은 140억원, 주식양수도금액은 915억원이다. 인수 대상은 수원 사업장 소재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문과 태국 자회사 삼성일렉트로메카닉스 산하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다.

위츠는 와이파이 모듈 사업이 자사의 무선충전 사업 및 켐트로닉스의 전자·자율주행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냄으로써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원가 상승, 중국 화웨이 제재 등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 환경 때문에 당초 기대만큼 큰 실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해 계약 해제를 요구했다.

켐트로닉스는 지난 1분기 매출 1368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6.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0억원에서 세 배로 늘어났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5300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이다. 올해 매출은 5000억원대 후반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자율주행 사업에서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관련 차량통신단말기(RSU) 수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자체 개발한 화학 소재도 양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매각의 불발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기는 와이파이 모듈사업부의 재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과점 체제인 와이파이 모듈 시장에서 일본 무라타에 이은 글로벌 2위 사업자이지만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5세대(5G) 통신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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