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점 뒤 9 무한대로 늘리는 과정
네이버⋅현대차 프로젝트 진행 중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 솔루션 구축 목표

테슬라의 FOTA(Firmware Over The Air)는 무선통신으로 차량 성능을 업그레이드한다. 내비게이션 같은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넘어, 성능⋅주행거리 등 하드웨어(HW) 측면의 기능까지 무선 원격 지원하는 것이다. 

만약 실시간 업데이트로 성능은 업데이트됐는데, 기존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생긴다면 자율주행 시스템 판단 오류는 사람의 생명⋅안전과 직결된다. 99.9%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소수점 뒤 9를 늘려가는 과정이다.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플랫폼 개발업체 모라이는 실제 도로에서 발생하는 수만 가지의 돌발 상황들을 재현⋅검증한다. 

자율주행 차량 개념도. /자료=NXP
자율주행 차량 개념도(기사의 특정내용과는 관련없음)./자료=NXP

최종 목표는 소수점 뒤 9를 무한대로 늘리는 것

정지원 모라이 대표는 “기존 소프트웨어의 문제는 불편으로 그치지만 자율주행은 바로 사고로 직결된다”며 “만약 테슬라 FOTA처럼 모두 OTA(Over-the-Air) 기반으로 간다면 차량 두뇌는 휴대폰처럼 일상적 도구가 될 것이다. 수많은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검증을 통해 기술의 완결성을 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라이의 시뮬레이션 솔루션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 환경 구축이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s)은 실제 현실의 물리적 환경을 현실과 동일한 가상의 데이터로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전에는 반드시 가상 환경 테스트를 거치도록 국제 표준도 마련돼 있다.

모라이 솔루션은 HDMap(정밀지도 데이터)을 기반으로 도로 정보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였다. 도로 단위로 구분하던 ADAS(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지도와 달리 HDMap은 각 차선 단위까지 상세하게 표현한다. 중앙선⋅신호등 같은 도로 위 상세한 데이터까지 표현해 실제 도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정지원 대표는 “자율주행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현실과 간극을 줄이는 것”이라며 “주행 전 실제 환경에 가까운 시뮬레이션을 통해 여러 돌발 상황을 사전에 경험하고, 알고리즘 신뢰성을 점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라이 시뮬레이션 관련./자료=모라이

클라우드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테스트 시나리오의 실시간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정 대표는 “고객사가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은 실패했던 케이스에 대한 시뮬레이션”이라며 “실제 운전을 하며 사고가 났거나, 사고가 인접했거나, 사람이 개입했던 순간의 데이터를 유사 케이스를 확장하기를 원한다. 다양한 테스트 시나리오가 중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모라이는 클라우드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백 개⋅수만 개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PC를 수만 대 보유하지 않고도, 클라우드상 PC에 접속해 방대한 테스트 시나리오를 한꺼번에 얻는다.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하기 어려운 상황들도 시뮬레이션 환경으로 구축해 자율 주행 기술 검증 비용은 줄이고, 코너케이스(Corner Case·예상치 못한 예외적 상황)에 대한 검증 능력은 높였다.

네이버⋅현대차 프로젝트 진행 중

모라이는 자율주행 기술을 검증하는 시뮬레이션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이다. KAIST 자율주행차 연구진들이 주축이 돼 2018년 설립됐다. 창업 직후 네이버의 스타트업 양성조직 D2SF⋅현대자동차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어 카카오벤처스⋅신용보증기금 등도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모라이는 인지 성능 평가⋅판단 능력⋅제어 성능을 모두 테스트 가능한 풀스택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구축했다. 특히 판단 능력⋅제어 성능 쪽에 강점이 있다. 

모라이 시뮬레이션 플랫폼 관련./자료=모라이

정 대표는 "사람의 운전 습관⋅형태는 굉장히 다양한데 이를 수학적으로 모델링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제 도로 관제⋅인프라에서 교통 흐름을 모두 다 수집하고,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딥러닝을 통해 가공하고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라이는 네이버랩스의  ALT 프로젝트 관련 사업에서도 협업한다. ALT프로젝트는 자율주행로봇 플랫폼 프로젝트로 현재 네이버랩스는 ALT프로젝트 고도화를 위한 시뮬레이션 환경을 제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포티투닷(42dot)과도 다양한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모라이 측은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정기검진을 모라이 솔루션으로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OTA기반으로 잦은 업데이트가 되는 차량 안전성을 SW로 충분히 검증하는 것이 목표"라며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에서 주행 전에 우리 시뮬레이션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검사받고, 또 도로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는 다시 우리 툴로 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를 원한다. 이를 목표로 계속해서 기술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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