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양산
B9+B17, 65인치 환산 2300만대분

중국 BOE가 이번주 두 번째 10.5세대(2940㎜ X 3370㎜) LCD 생산라인인 우한 B17 장비 반입을 시작한다. 폭스콘 광저우 공장에 이어 내년 초 새로 가동되는 10.5세대 공장만 2개다. 올 하반기 LCD 업황이 잠시 상승 반전될 수도 있으나 내년 이후 장기 전망은 암울한 실정이다.

BOE가 생산한 110인치 UHD TV 패널.
BOE가 생산한 110인치 UHD TV 패널.

20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오는 21일 우한 B17 공장에서 10.5세대 장비 반입식을 개최한다. B17은 B9(허페이)에 이은 BOE의 두 번째 10.5세대 LCD 생산라인이다. 생산능력은 원판 투입 기준 월 12만장 규모다. BOE는 이번주부터 연말까지 장비 반입 작업을 거친 뒤, 내년 초 양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양산을 시작한 B9은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월 12만장의 10.5세대 기판을 생산할 수 있는 장비가 모두 입고됐다. BOE는 이 달을 전후로 B9의 생산능력을 100% 활용하는 ‘풀 가동’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생산규모 뿐만 아니라 품질면에서도 이미 세트 업체 검증을 마쳤다. B9에서 생산한 65인치 초고화질(UHD) LCD 패널은 삼성전자⋅LG전자⋅TPV⋅창홍을 포함해 글로벌 10여개 TV제조사로부터 품질 검증을 통과했다. 데이비드 셰 IHS마킷 이사는 “TV 메이커들에 따르면 BOE의 65인치 패널의 품질은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B17 램프업은 내년 초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BOE가 B9에 이어 B17까지 양산 체제에 돌입하면, 10.5세대 LCD 생산능력만 월 24만장에 달하게 된다. 수율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65인치 패널을 연간 2300만대 만들 수 있는 생산 규모다. 지난해 전 세계서 판매된 65인치 이상 대형 TV 판매량을 모두 합쳐도 연간 1600만대 밖에 되지 않는다. 세계 시장을 BOE 혼자서 대응해도 물량이 남는다는 뜻이다.

전 세계 10.5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동향. /자료=IHS마킷, NH투자증권
전 세계 10.5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동향. /자료=IHS마킷, NH투자증권

여기에 새로 10.5세대 LCD 생산 대열에 합류한 차이나옵토일렉트로닉스(CSOT)와 폭스콘의 생산능력을 더하면 공급과잉 현상은 과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CSOT는 이번 분기들어 T6 양산 가동을 본격화했다. T6의 최대 생산능력은 10.5세대 기판 투입기준 월 9만장 수준이다. 폭스콘은 광저우 10.5세대 LCD 공장의 장비 반입 연기 방침을 철회하고, 예정대로 설비를 들이고 있다(KIPOST 2019년 5월 17일자 <폭스콘, 中 광저우 10.5세대 장비 반입 연기 방침 철회> 참고). 역시 내년 초 양산 가동에 착수한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업황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가 내년 이후 ‘장기 불황’ 기조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가 많으면 2개의 8.5세대(2200㎜ X 2500㎜) LCD 라인을 폐쇄할 예정이지만, 이 정도로는 중국서 늘어나는 생산물량에 턱 없이 부족하다.

특히 10.5세대 양산 라인을 단 한개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로서는 점차 대형화되고 있는 시장 분위기에 대응하기가 벅찬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는 이미 중국의 물량 공세에 완전히 압도됐다”며 “기존 8.5세대 라인으로만 대형 TV 시장을 대응하기에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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