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이익률 34%...IPO 추진
덕산네오룩스 의존도 50%는 부담

덕산그룹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간재 생산 업체 덕산테코피아가 2년 연속 덕산네오룩스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성적을 거뒀다. 덕산테코피아는 이준호 덕산그룹 회장의 장⋅차남인 이수훈⋅수완 형제가 주요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주요 매출은 덕산네오룩스가 생산하는 OLED 유기재료용 중간재를 판매해 거둬들인다.

덕산테코피아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식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2018년 연간 영업이익률 34%

덕산테코피아 천안 본사 전경. /사진=덕산테코피아 홈페이지
덕산테코피아 천안 본사 전경. /사진=덕산테코피아 홈페이지

최근 덕산테코피아가 제출한 2018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709억원, 영업이익 2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4.6%다. 이익률만 놓고 보면 덕산그룹 내 계열사들 중 가장 높고, 글로벌 OLED 재료회사인 유니버셜디스플레이나 노발레드(삼성SDI 자회사)에 견줄만하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에도 매출 798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달성해 영업이익률 33.3%를 기록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덕산테코피아가 단시간 내 이처럼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관계사인 덕산네오룩스에 OLED용 중간재를 판매하면서다.

OLED용 유기재료는 합성-승화-정제 과정을 반복해 생산한다. 특히 승화-정제 과정을 여러번 반복해야 순도가 높은 유기재료를 생산할 수 있다. 덕산테코피아는 덕산네오룩스에 일부 공정이 완료된 재료를 중간재 형태로 판매해 높은 매출을 올린다.

덕산네오룩스가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용 적색 호스트⋅프라임 재료와 정공수송층(HTL) 등을 잇달아 공급하면서 덕산테코피아의 매출도 최근 2년간 크게 뛰어올랐다. 지난해 덕산테코피아가 덕산네오룩스로부터 받은 일감만 368억원어치에 달한다. 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을 덕산네오룩스에 의존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덕산테코피아와 덕산네오룩스의 비즈니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연내 상장 추진...네오룩스 의존도 탈피 관건

덕산테코피아 지분구조. /KIPOST
덕산테코피아 지분구조. 2018년 연말 기준. /KIPOST

최근 덕산테코피아는 2년간의 호실적을 발판으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는 한편, 이른 시간 내 상장 예비심사 청구도 검토 중이다.

덕산테코피아의 정확한 주주 현황은 베일에 쌓여 있다. 다만 덕산산업과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70.64%로 집계된다. 덕산산업은 이수훈⋅수완 형제가 지분 50%씩을 보유하고 있다. 정리하면 이수훈⋅수완 형제가 덕산산업을 통해 덕산테코피아까지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덕산테코피아의 가치를 최소 3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계획대로 순조롭게 IPO에 성공하면 이수훈⋅수완 형제의 지분 가치만 15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이준호 회장에서 이수훈⋅수완 형제로의 2세 가업승계도 자연스레 완성될 전망이다.

다만 덕산테코피아가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관계사 비즈니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지금처럼 덕산네오룩스 매출이 절반 이상인 상태에서는 비즈니스가 불안정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반도체 재료 부문 매출이 늘면서 덕산네오룩스 매출 의존도가 2017년 63%에서 50%대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덕산네오룩스가 삼성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이 높다 보니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업황 변동이 덕산네오룩스-테코피아로 전이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