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C, 올해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38% 역성장 전망

지난 3년간 황금기를 구가했던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가 올들어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2016년 이후 자금이 집중됐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신규 발주가 뜸해진 탓이다. 업계는 내년 한 차례 반등 후 다시 빙하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히어런트가 생산한 OLED 생산용 레이저 설비. /사진=코히어런트
코히어런트가 생산한 OLED 생산용 레이저 설비. /사진=코히어런트

올해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전년 比 38% 감소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올해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은 연간 134억달러(약 15조17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16억달러와 비교하면 1년 만에 38%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은 지난 2017년 234억달러를 정점으로 2년째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디스플레이 장비 산업 규모가 축소되기 시작한 것은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투자 여력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특히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소형 OLED 분야 투자가 급격히 줄고있다. 이는 중소형 OLED 장비 산업 지표 업체로 꼽히는 미국 코히어런트 실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코히어런트의 레이저 소스는 OLED 설비 중 반입 기간이 가장 길다. 통상 라인 구축 전 1년 앞서 발주가 나간다. 따라서 이 회사 실적 하락은 OLED 장비 시장 전체적인 침체를 대변한다.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전망. /자료=DSCC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전망. /자료=DSCC

코히어런트는 지난달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3억8314만달러(4339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같은 기간 대비 20% 감소한 수준이다.

실제 내용은 숫자보다 비관적이다. 코히어런트측은 지난해 4분기 한 고객사로 부터 3건의 발주취소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고객사는 2019년 1분기 예정됐던 장비 입고 시기를 2분기로 늦춰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중소형 OLED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선(先) 발주를 내놨으나 시황이 불투명해지자 발주를 연기하거나 취소한 것이다.

장치 산업에서 발주 취소 업체는 거액의 위약금을 부담하면서 향후 구매협상에서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된다. 이 같은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도 발주를 취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내년 이후의 상황을 예상할 수 없다는 뜻이다.

DSCC에 따르면 올해 LCD 장비 시장은 지난해 대비 9% 정도 줄어드는 반면, OLED 장비 시장은 5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DSCC 관계자는 “2019년 투자 연기분이 2020년으로 넘어가면서 2020년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182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면서도 “2021년부터는 다시 시장이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의 상황은 디스플레이 업계가 새로운 투자 모멘텀을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만약 지금처럼 중소형 OLED 시장 정체가 계속되고, 10.5세대(2940㎜ X 3370㎜) LCD 투자까지 마무리되고 나면 2021년 이후 디스플레이 장비 산업은 긴 빙하기에 돌입한다.

LTPO OLED가 적용된 애플워치 시리즈4. /사진=애플
LTPO OLED가 적용된 애플워치 시리즈4. /사진=애플

애플이 아이폰 양산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LTPO) OLED가 확대적용되거나,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등장이 절실하다. LTPO OLED는 기존 LTPS OLED에 비해 생산 공정이 추가된다(KIPOST 2018년 10월 10일자 <배터리 작아진 애플워치, 사용 시간 동일한 비결은?> 참조). 따라서 LTPO OLED 확대 적용을 위해서는 대규모 장비 투자가 불가피하다. AR⋅VR 역시 OLED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점에서 OLED 신규 투자를 촉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TPO OLED나 AR⋅VR 모두 아직은 가능성에 불과하다”며 “전방 산업의 변화를 더욱 면밀히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