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 12월 출시될 신형 ‘에쿠스’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에 12.3인치 크기의 LCD를 탑재한다. 그동안 국산차에 사전탑재용(비포마켓)으로 탑재된 CID 중 가장 큰 것은 구형 에쿠스에 장착된 9.2인치다. 고급 후륜구동 세단인 신형 ‘제네시스’에도 9.2인치 크기의 CID가 탑재돼 있다. 

 

현대자동차 대표 모델인 에쿠스에 10인치 이상 CID가 처음 탑재되면서 향후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대형화의 단초가 될 전망이다.

 

 

국산차에 10인치 이상 CID 탑재는 처음

 

에쿠스에 탑재될 12.3인치 LCD는 지금까지 국산차에 탑재된 CID 중 최대 크기다. CID는 센터페시아(공조⋅오디오가 모여 있는 곳) 가운데 위치하면서 각종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담당하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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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에쿠스에 장착된 CID는 9.2인치다. 기존 에쿠스에서 AVM을 구현한 모습. /자료=현대자동차

 

최근에는 4개의 카메라로 자동차를 360도 관찰하게 해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도 CID를 통해 구현한다. AVM을 지원하는 고급 차종일수록 CID의 크기와 해상도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에쿠스의 연간 판매량은 1만대 정도로 수량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국산 대형 세단 중에서는 가장 판매량이 많고, 현대차 브랜드 표준이 되는 최고급 모델이라는 점에서 향후 10인치 이상 차량용 LCD 시장이 개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가 지향하는 CID의 종착지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모델S’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델S CID는 17인치 크기의 LCD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주행 경로를 검색하는 것은 물론, 실내 온도와 오디오시스템까지 조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델S 센터페시아에는 버튼과 다이얼이 따로 없다. 

 

이 CID에는 1920X1200 해상도에 엔비디아의 1.4기가헤르츠(㎓)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적용했다. 최신 태블릿PC에 뒤지지 않는 속도와 안전성을 갖췄다. 

 

 

 

자동차용 LCD, 온⋅습도 조건 까다롭지만 높은 마진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오는 2018년 90억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자동차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3.5%에서 2018년에는 6%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품 평균 가격이 스마트폰, PC, 카메라에 장착되는 것 보다 단가가 높다는 점에서 디스플레이 업체에게는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IHS가 분석한 주요 제품별 중소형 디스플레이 평균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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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제품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가격. /자료=IHS

 

지난해를 기준으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평균 가격은 14.8달러에 그쳤지만, 자동차용 제품 가격은 50.2달러에 달했다. 3배 이상 단가가 높다. 물론 이는 자동차용 LCD가 갖춰야 할 가혹한 내구성 조건 때문이다.

 

차량용 LCD의 가장 기본이 되는 특성은 내환경성이다. 자동차 회사에 따라 요구하는 조건이 조금씩 다르지만 온도⋅습도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대체로 고온 95 ℃, 저온 -40 ℃, 고온고습의 경우 65 ℃ 습도 95% 하에서 2000시간의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밝은 태양광 하에서의 시인성도 평가 대상이다.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서 있는 방향을 방향을 바꾸거나 손이나 몸으로 빛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밝은 태양광 아래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차 안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는 쉽게 방향을 바꿀 수 없다. 이 때문에 태양광에 견딜 수 있는 휘도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환경이라면 450~500칸델라(cd/m²)의 휘도를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600cd/m² 이상 또는 1000cd/m² 이상을 요구하는 브랜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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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LCD 시장 점유율. /자료=디스플레이서치

 

현재 자동차용 LCD 시장에서는 일본과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IHS에 따르면(위 표 참조) 지난해 차량용 LCD 출하 점유율은 일본 JDI가 20%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일본 샤프(17%)와 대만 AU옵토일렉트로닉스(14%)였다. 국내 업체들 중에서는 LG디스플레이 점유율이 12%로 4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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