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맞춤형 솔루션 마련… 온프레미스 지원 등

▲12~14일 개최된 국제 사물인터넷(IoT) 컨퍼런스에서 arm의 부스가 수많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arm


뜬구름 같던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문고리를 당긴 것은 모바일 시장을 평정했던 arm이다.


먼저 IoT 솔루션을 내놓은 반도체 업계보다 arm이 먼저 문고리를 틀어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더 똑똑한 세상을 설계하다(Architecting a Smarter World)”



IoT는 단말(Edge) 기기에서 통신을 거쳐 서버, 그리고 중앙 시스템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하고 있다. 단말과 통신, 서버, 중앙 시스템까지 최소한 4가지의 프로세서가 필요하다.


arm은 이 중에서도 기업-소비자간(B2C) 시장인 단말 영역에 강하다. 지난해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의 90%, 내장형(Embedded) 프로세서 시장의 95%가 arm의 ‘코어텍스(Cortex)’ 설계구조(Architecture)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arm IoT 솔루션 프레임워크./arm


초기 IoT 시장은 B2C 기반 솔루션이 대부분이었다. 스마트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직 스마트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높지 않다. 굳이 돈을 더 들여가며 바깥에서 집 안에 불을 켜놓거나 온도를 조절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arm은 이 점을 감안, 처음부터 B2B 시장을 공략하기로 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2년 전부터 약했던 통신과 서버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arm은 네트워킹 프로세서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20%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


소프트뱅크의 인수로 자금력을 확보, 최근 석달간 두 개의 업체를 인수해 IoT 솔루션을 확장했다. 스트림테크놀로지스로는 IoT 기기 관리, 트레저데이터로는 기업 데이터 관리 역량을 확보해 ‘펠리언 IoT 플랫폼(Pelion IoT Platform)’을 만들었다.


우웅식 arm IoT 서비스 그룹 총괄 이사는 “대다수의 업체들이 반도체부터 클라우드까지를 IoT 솔루션으로 묶었지만 이는 기존 공장에서 활용하던 자동화 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펠리언 플랫폼은 반도체(Chip)부터 데이터(Data) 관리, 심지어 보안까지 IoT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다 갖고있다…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제공 가능



철저한 수요 중심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arm의 강점이다.


비록 서버에는 약하지만 arm의 프로세서 설계구조는 다양한 업계의 수요를 만족할 수 있도록 구성돼있다. 


▲arm 코어텍스(Cortex) 시리즈별 특징 및 용처./arm, KIPOST 정리


보안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IoT 솔루션을 쉽게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보안이다. 


arm은 코어텍스 A·M 시리즈에 적용할 수 있는 ‘트러스트존(Trustzone)’과 크립토셀(Cryptocell), 코어텍스 M 기반 보안 전용 프로세서 ‘시큐어코어(SecurCore)’ 등을 제공한다. 


코어텍스 R 시리즈에는 보안 대신 업계가 원하는 가상화 기능을 도입했다. 가상화 기능은 코어 수를 높이지 않고도 프로세싱 성능을 높여준다.


우 이사는 “코어텍스 R의 가장 큰 수요처는 자동차 업계로 A시리즈를 쓰기에는 발열·전력소모에 부담이 가 R시리즈를 사용하되 성능을 높여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며 “이를 비롯, arm은 철저히 업계의 수요에 입각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제껏 출시된 IoT 솔루션은 대부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의 공용(Public) 클라우드로 연결돼있다. 아무리 보안이 탄탄해도 기밀정보를 공용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에 arm은 최근 펠리언 IoT 플랫폼에 온프레미스(On Premise) 환경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펠리언에서는 arm이 제공하는 클라우드가 아닌 기업 자체의 클라우드나 타사 클라우드까지 활용 가능하다. 


김태용 arm IoT사업부 부장은 “특히 공정이나 소재 등 IoT 솔루션의 대부분을 기밀 정보와 엮어야하는 제조 업계에서는 ‘퍼블릭 클라우드’라고 하면 일단 고개를 젓는다”며 “공공기관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IoT, 이제 시작이다



▲김동섭 한국전력 신성장기술본부장(왼쪽)과 디페시 파텔(Dipesh Patel) arm IoT 서비스 그룹 대표가 ‘개방형 AMI 과제 협력 계약 체결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arm


arm은 최근 한국전력(KEPCO)과 개방형 전력계량 인프라(AMI)용 시스템온칩(SoC) 및 기기 관리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arm의 코어텍스-M33 프로세서와 트러스트존 기반 ‘플랫폼 시큐리티 아키텍처(PSA)’, ‘엠베드(Mbed)’ IoT 기기 관리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전이 칩과 관리 솔루션을 개발, AMI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arm은 이번 프로젝트를 실적으로 삼고 B2B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여러 프로젝트도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 이사는 “B2B 시장에서 IoT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arm의 프로세서는 IoT를 도입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기기에 내장되는 만큼, 기업들이 공급사 변경 등의 부담 없이 IoT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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