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이 신규 공정을 추가해 반도체 외주생산(파운드리) 서비스를 확대한다. 8인치(200mm) 파운드리 수요가 증가하는 현 시점에 생산 능력을 키워 최대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주력 제품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공정 다변화를 통해 고객을 수성하려는 측면도 있다. 

 

 

photo
▲DB하이텍 본사 전경. /DB하이텍

 


DB하이텍(대표 최창식)은 최근 충북 음성 ‘Fab2’에 90나노미터(nm) 혼성신호(MS) 로직과 상보성 금속산화물(CMOS) 이미지센서(CIS) 공정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ASML의 불화크립톤(KrF, 248nm 파장 활용) 노광기 ‘XT860’ 2대를 도입했다. 노광기는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주는 핵심 장비다. 


이 회사는 이전에도 90나노 공정 개발은 했지만 실제 생산 능력은 뒷받침 되지 않았다. 이번 투자로 올해 하반기부터 90나노 파운드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DB하이텍의 고민 


200mm 파운드리는 사물인터넷(IoT), 차량용 반도체 등 신시장이 생기면서 수요도 폭증하고 있지만 각 파운드리 업체의 사정은 제각각이다. DB하이텍이 미세공정을 늘리는 것은 가격 경쟁력 확보, 사업 다변화 두 측면을 모두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DB하이텍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LCD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업계는 보다 미세공정을 요구한다. DDI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데다 회로의 복잡도도 높아져 기존 110나노 또는 180나노로는 수익성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DB하이텍의 또 다른 주 생산 품목인 CIS와 전력관리반도체(PMIC)는 300mm 공정으로 이전하는 추세다. 소니, 삼성전자, 옴니비젼 등이 생산하는 고화소 CIS는 절반 이상이 300mm 공장(팹)에서 생산된다. TI, 삼성전자, 맥심 등 PMIC 업계는 200mm와 300mm 팹을 혼용하고 있고, 300mm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300mm 팹이 없는 DB하이텍으로서는 최대한 웨이퍼당 생산능력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높이거나 특화 기능을 추가해 고객사를 묶어두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 


레거시(범용) 공정 위주인 DB하이텍의 주요 생산품목에 대한 파운드리간 경쟁도 심해지고 있어 서비스 다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삼성전자가 약 25만장 규모의 200mm 오픈 파운드리 영업을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PMIC와 CIS 300mm 이전이 완료되면 약 10만장 정도가 추가된다. 지난해 분사한 SK하이닉스시스템IC도 회사의 사활을 걸고 영업에 나서는 상황이다. 

 

 

photo
▲DB하이텍 파운드리 생산능력. FAB1은 경기도 부천, FAB2는 충북 음성 사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CIS 입찰전을 보면 DB하이텍, SK하이닉스시스템IC, 매그나칩 3사가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며 “200mm 파운드리 호황이라는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은 특정 품목에 쏠려있어 공정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