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 에이피티씨(APTC)가 21나노 D램 최첨단 반도체 라인에 쓸 수 있는 폴리 드라이 에처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폴리 드라이 에처는 D램 미세공정을 진전시킬 수 있는 핵심 공정으로 손꼽힌다. D램 외 낸드플래시·시스템반도체 생산에서도 폴리 드라이 에처 공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현재 램리서치·어플라이머티리얼즈(AMAT)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한 분야다. APTC가 토종 기술로 반도체 드라이 에처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PTC는 SK하이닉스 청주 M14 D램 팹에 공급하기 위해 폴리 드라이 에처 장비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청주 M10 팹에 300mm 웨이퍼용 폴리 드라이 에처 장비 두 대를 공급한 바 있다. 

   

과거 일부 국내 장비 업체들이 200㎜ 웨이퍼용 드라이 에처 장비를 국산화한 경우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300㎜ 웨이퍼용 장비 시장 진입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드라이 에칭을 구현하기 위한 플라즈마 소스를 해외에 의존하고, 체임버 설계 능력도 뒤처진 탓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사진 / SK하이닉스 제공 


APTC는 유도자기장(ICP)과 전기장(CCP)의 장점만 취합한 듀얼 ACP(Adaptive Coupled Plasma)라는 새 플라즈마 소스를 직접 개발한 덕분에 300mm 웨이퍼용 폴리 드라이 에처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다만 APTC 장비는 30나노대 중저가 D램 생산에만 주로 쓰여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당시 SK하이닉스가 램리서치·AMAT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카드로 APTC를 활용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에 APTC가 개발한 장비는 SK하이닉스 21나노 D램 생산을 위한 최첨단 M14 팹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처럼 단순 협상 카드용 납품 계약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21나노 D램 생산라인용 폴리 드라이 에처 장비는 기술 수준이 굉장히 높다. 현재 램리서치만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보증한다. AMAT도 20나노 초반급 D램용 폴리 드라이 에처 장비를 개발했지만, 필드 테스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APTC가 개발한 장비는 램리서치와 비슷한 편차 수준을 구현했고, 가격 경쟁력은 15% 가량 높은 편이다. AMAT 스타 연구원 출신인 김남헌 사장이 신제품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테스트만 잘 마무리한다면 내년 대량 공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1나노 D램은 SK하이닉스의 성장성을 한 단계 높여줄 수 있는 핵심 제품이다. 이미 20나노 D램을 양산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고,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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