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 파주 TV용 OLED 라인 감가 종료
라인 업그레이드 및 전환 방안 타진

LG디스플레이가 TV용 OLED 라인의 활용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TV용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사업화에 성공했지만, 아직 의미 있는 규모의 수익성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일부 설비투자를 통해 고도화하는 한편, 다른 용도로의 전환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TV용 OLED, eLEAP 방식 전환 가능성 타진

 

지난해 연말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 라인 거점에 대한 가동률 조정에 착수한 바 있다. 현재 TV용 OLED 패널은 경기도 파주와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각각 생산한다. 생산능력은 8.5세대(2200㎜ X 2500㎜) 원판투입 기준 월 9만장씩으로 동일하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파주 공장 가동률이 50%, 광저우 공장 가동률이 70%대를 기록했다. 

그러다 연말부터 일감을 광저우 공장으로 몰았다. 현재는 광저우 공장이 풀가동 체제로 운영되는 반면, 파주 공장 가동률은 30% 대로 내려 앉은 것으로 파악된다(<LG디스플레이, TV용 OLED 생산 중심 중국으로 옮긴다> 참조).

중국 공장은 55인치⋅65인치 등 수요가 많은 제품을 중점 생산하는 한편, 국내는 97인치 초대형 제품과 모니터용, 투명 디스플레이 일부 등 스페셜티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이들 제품은 아직 대규모 수요가 창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동률 제고 효과는 제한적이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 라인을 ‘eLEAP’ 방식으로 전환 가능한지 여부를 궁리하고 있다. eLEAP은 기존 FMM(파인메탈마스크) 공정을 쓰지 않고도 RGB(적색⋅녹색⋅청색) OLED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OLED(왼쪽)와 eLEAP의 개구율 비교. /자료=JDI
기존 OLED(왼쪽)와 eLEAP의 개구율 비교. /자료=JDI

이 방식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고안했는데,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이를 ‘맥스 OLED’라고 부른다. eLEAP은 맥스 OLED 기술을 일본 JDI(재팬디스플레이)가 명명한 브랜드 이름이며, 중국 비전옥스 역시나 ViP(Visionox Intelligent Pixelization)라는 자체 브랜드명으로 이 기술을 칭한다. 

eLEAP은 OMM(오픈메탈마스크) 공정을 통해 패널 전면에 특정 색상의 발광층을 증착한 뒤, 필요 없는 부분을 식각으로 깎아내는 게 골자다. 덕분에 대면적 수율이 극악한 FMM 공정 없이도 RGB OLED를 만들 수 있다. TV용 OLED 역시나 OMM 증착 기술이 주축이다. LG디스플레이가 신규 투자 대신 전환 투자를 통해 eLEAP 양산화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이유다.  

TV용 OLED 라인을 eLEAP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 라인의 낮은 가동률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경쟁사 대비 부족한 RGB OLED 생산능력을 보강할 수 있다. 

TV용 OLED 라인에 구비된 TFT(박막트랜지스터) 생산시설이 옥사이드 방식이라 모바일용 패널은 생산할 수 없겠으나, IT 패널로 쓰기에는 적합하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eLEAP에 쓰이는 재료는 기존 FMM용 유기재료와는 달라서 양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기재료 세트부터 새로 개발해야 한다”며 “LG디스플레이도 단기에 전환투자한다는 목표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TV용 OLED는 여러 발광층을 수직 적층해 백색광을 만든다. 스택 수가 늘어날수록 휘도 측면에서 유리하다.
TV용 OLED는 여러 발광층을 수직 적층해 백색광을 만든다. 스택 수가 늘어날수록 휘도 측면에서 유리하다.

 

4스택 고도화 투자는 집행

 

이와 별개로 파주 OLED TV 패널 공장의 고도화 투자는 현실화 되고 있다. 지난 16일 LG디스플레이는 장비업체 야스에 68억원 규모의 설비 PO(구매발주)를 냈다. TV용 OLED 증착장비 협력사인 야스가 LG디스플레이 관련 공급계약 사실을 공시한 건 지난 2021년 이후 4년만이다.

이번에 발주한 설비는 기존 TV용 OLED 라인에 챔버를 더해 4스택 공정으로 업그레이드하는데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3개 발광층을 섞어 백색광을 내던데서 4개 발광층을 사용하게 되면서 패널 전반적으로 휘도(밝기)를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는 휘도 측면에서 LCD 대비 취약한 OLED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 중에 파주 TV용 OLED 라인 감가상각이 대부분 종료된다”며 “설비투자를 통해 라인을 업그레이드 할 여유가 조금은 생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