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부진에 직영점 운영 비용으로 적자 누적
-미국에 이어 직영점 전략 철회, 현지 딜러사 통한 판매로 전환
베트남 전기차 제조사 빈패스트(VinFast)가 유럽 시장 판매 전략을 전면 개편한다. 직영점을 완전히 철수하고 대리점 판매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독일 엘렉트로아우토뉴스 (Elektroauto-News)등 여러 매체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지난 9일 유럽 내 모든 전시장과 사무소를 폐쇄했다. 또 직원 90%를 해고하기로 결정하고 전사적으로 통보했다. 퇴직 합의는 22일 마무리 짓고, 유럽 내 자산은 2분기 안에 청산할 계획이다.
직원들에게 보낸 문건에서 회사측은 직영점 폐쇄 이유가 ‘거시 경제 상황, 관세, 무역 분쟁 등 전반적인 불확실성 때문에 직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빈패스트는 유럽 시장에 진출하면서 테슬라를 벤치마킹해 직영 판매 전략을 구사해왔다. 소수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면서 자사에서 직접 판매를 하는 형태다. 그렇지만 유럽 내 실적이 예상을 밑돌면서 운영 비용 부담이 점차 커졌다.
이 회사의 유럽 내 매장 1곳의 평균 월 운영 비용은 약 30만유로(약 4억7039만원)이지만 지난해 유럽에 판매한 전기차는 1만2000대 수준으로, 연초 목표의 4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따라 차량 당 평균 손실액이 1만2000달러(1665만4600원)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3국에 소형 전기 SUV ‘VF6’를 출시하고 점유율 확장을 노렸지만 올해 1분기 핵심 시장인 독일에서 신차 판매가 55대에 그치는 등 부진을 겪으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빈패스트는 이미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6개주에 설치했던 38개 직영점을 전부 닫고 프랜차이즈 형태로 전환한 바 있다. 유럽에서도 최근 프랑스 아스트라다 심바(Astrada Simva)와 손잡고 공인 전시장을 열었고, 독일 샤흐트슈나이더(Schachtschneider)와 대리점 계약을 맺었다. 영국, 이탈리아 등으로 사업 확장을 중단하고 프랑스와 독일 등 국가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빈패스트는 전기차 9만7400대를 판매해 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3배 늘었지만 대부분 매출은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했다. 글로벌 매출액은 18억달러(약 2조5007억원)를 기록했고, 적자가 31억8000만달러(약 4조4180억원)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