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텍, 넥스페리아 등 반도체 사업에 집중
럭스웨어 중심으로 애플-삼성전자 공급망 겹쳐

윙텍이 ODM 생산한 갤럭시A6s./사진=삼성전자
윙텍이 ODM 생산한 갤럭시A6s./사진=삼성전자

중국 최대 스마트폰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 윙텍이 럭스쉐어에 관련 사업을 매각한다. 수익성 낮은 사업을 매각해 반도체 투자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럭스쉐어를 놓고 애플과 삼성전자가 공급망을 일부 공유하게 된다는 점에서 향후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윙텍(Wingtech·聞泰科技)은 럭스쉐어정밀산업의 모회사 럭스쉐어에 9개의 자회사를 매각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거래를 통해 윙텍은 ODM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고 중국 매체 제일재경은 설명했다. 

윙텍은 롱치어(Longcheer·龍旗), 화친통신기술유한공사(華勤通訊技術有限公司)와 함께 중국 내 3대 ODM 업체로 꼽힌다. 스마트폰을 제조할 뿐만 아니라 일부 개발⋅디자인 기능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원가 절감을 위해 이들 3사 모두와 거래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ODM 제품의 경우 개발⋅디자인⋅제조 모두를 협력사가 담당한다. 사실상 삼성전자 브랜드만 붙여서 판매하는 중국산 제품인 셈이다. 

이번에 윙텍이 ODM 사업을 매각하는 건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반도체 칩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윙텍 자회사 넥스페리아는 주로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한다. 전기차에 대규모 장착되는 IGBT(절연게이트양극성트랜지스터) 뿐만 아니라 SiC(실리콘카바이드, 탄화규소) 등 화합물반도체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윙텍의 반도체 사업이 11억위안(약 22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동안, ODM 사업은 8억5000만위안 손실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산업 전반이 수요 약세인데다 롱치어⋅화친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이들 3사의 스마트폰 ODM 시장 점유율은 이미 70%를 넘는데도 이처럼 수익성이 낮다면, 향후 점유율 확대를 통해 마진을 추가 확보할 여지가 크지 않다. 

한편 이번에 윙텍의 ODM 사업을 인수한 회사가 다름아닌 럭스쉐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럭스쉐어는 ‘제 2의 폭스콘’으로 불릴 만큼 애플 내에서 위탁생산 비중을 높여가는 회사다. 지난 2023년 연말 페가트론의 쿤산 공장을 인수하며 아이폰 위탁생산 점유율을 2위까지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비전프로’ 같은 전략 제품 생산 물량도 확보, 애플 공급망에서 중요도가 더욱 높아진 회사다. 

이런 상황에서 럭스쉐어가 윙텍 ODM 사업을 인수하면 애플과 삼성전자의 공급망이 일부 겹치게 된다. 두 회사 모두 경쟁사와 공급망을 공유하는 걸 극도로 기피한다는 점에서 향후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애플이 럭스쉐어 비중을 낮추거나, 삼성전자가 윙텍에 주는 ODM 물량을 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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