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비교시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은 수준
스마트폰에 이어 전기차 분야에 전폭적인 투자를 단행 중인 샤오미가 내년 R&D(연구개발) 비용으로 6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베팅했다.
레이쥔 샤오미 CEO(최고경영자)는 29일 최신 전기차 ‘SU7 울트라' 출시 행사에서 “내년 R&D 비용으로 300억위안(약 5조8000억원)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올해 R&D 비용은 240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내년에는 25% 더 투입하겠다는 뜻이다.
샤오미의 이 같은 R&D 지출은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R&D 비용을 가장 많이 쓴 회사는 삼성전자(23조8528억원)며, 2위는 현대자동차(3조7406억원), 3위는 SK하이닉스(3조6298억원)다.
크게 보면 스마트폰과 전기차 2개 사업부문을 영위하는 샤오미의 R&D 지출이 현대차⋅SK하이닉스를 합친 규모에 육박하는 셈이다.
샤오미의 R&D 비용이 이처럼 늘어나는 건 최근 이 회사가 전기차 분야에 대규모 개발비를 쏟아 붓는 데다 스마트폰 기술을 내재화하는 비중이 높아져서다. 샤오미는 올해 초 ‘SU7’에 이어 이날 SU7 울트라를 선보였다. 지난해 연말까지 샤오미가 전기차 개발에 투입한 금액만 100억위안을 넘는다.
샤오미는 최근 ‘샤오미 하이퍼OS2’라는 OS(운용체제)를 출시했는데, 이는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다양한 업무 보조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실시간 번역⋅편집⋅요약 기능도 OS 차원에서 지원한다. 하이퍼OS는 안드로이드와 완전히 차별화 된 OS는 아니다.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자체 IoT(사물인터넷) 플랫폼 ‘벨라'를 결합해 업그레이드한 OS다. 순정 안드로이드와 비교하면 샤오미 생태계와의 연결이 더 자연스럽고 디자인도 차별화된다.
샤오미는 퀄컴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P 역시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다방면에서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다 보니 R&D 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레이쥔 CEO는 “R&D 비용 증가 탓에 지난해 출시된 ‘샤오미14’ 라인업은 3999위안으로 출시되는 마지막 샤오미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