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10년간 생산 이어갈 구속력 있는 조치 요구
최대한 가벼운 '팹IP' 모델 추진하던 PSMC의 계획 철회
최대 8000억엔(약 7조25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합작 투자를 약속했다 최근 철회한 대만 PSMC와 일본 SBI홀딩스가 진실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젝트 무산 원인이 서로 상대 국가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계약 파기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이다.
14일 대만 테크뉴스는 PSMC가 일본 SBI홀딩스와의 합작시 ‘팹IP’ 비즈니스를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합작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팹IP 모델은 PSMC가 파운드리 라인 건설 및 인력 수급, 양산 가동과 관련한 제반 사항을 해결해주고, 이에 대한 대가로 SBI홀딩스로부터 일종의 수수료를 받는 방식을 의미한다.
통합 합작 투자는 비즈니스에 필요한 자금을 일정 비율로 양측이 부담한 뒤, 결산 수익을 지분율대로 나눠 가지는 방식이다. 그러나 PSMC는 대규모 초기 자금을 대고 지분을 갖는 대신, 무형 자산을 제공한 뒤 장기에 걸쳐 수수료를 받기를 원했다. 막대한 자금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 오랜 기간 현금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같은 PSMC의 계획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좌절됐다. 경제산업성은 합작사가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생산 활동을 이어가야 하고, 이를 PSMC측이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전적으로 일본 기업 자금에 정부 보조금까지 투입되는 프로젝트에서 PSMC측 구속력이 없다고 본 것이다.
PSMC가 지분을 갖지 않는 상태에서 향후 양측 사이가 벌어질 경우, 수조원이 투입된 공장 가동이 어려워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가 10년간 생산을 보장할 수 있는 구속력 있는 조치를 원했다는 게 테크뉴스의 설명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PSMC는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요구가 대만 내에서는 증권거래법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결국 합작이 무산됐다.
앞서 지난해 PSMC와 SBI홀딩스는 일본 혼슈 동북부 미야기현에 파운드리 라인을 짓기 위해 2단계에 걸쳐 총 8000억엔을 투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두 회사는 JSMC라는 합작사를 설립하고 차세대 메모리로 꼽히는 M램(자기저항메모리) 양산 계획도 세웠으나 지난달 PSMC측이 합작을 철회하면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