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공장, 내년 양산 돌입
대만에서는 8인치 SiC 웨이퍼 생산 및 개발
세계 3위 실리콘 웨이퍼 생산업체 대만 글로벌웨이퍼스가 재생에너지 수급 조건 때문에 신규 공장 부지를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돌렸다고 밝혔다. 반도체 전후방 업계가 ‘넷제로(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균형을 이룬 상태)’ 달성을 위해 공장 입지까지 변경할 수 있다는 사례여서 국내 전력 산업에 주는 함의가 크다.
도리스 슈 글로벌웨이퍼스 CEO는 2일 일본 닛케이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텍사스에 건설 중인 신규 웨이퍼 공장은 원래 한국이나 대만에 건설할 수도 있었지만 재생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문제였다”며 “부동산 가격 등 여타 조건도 텍사스가 더 유리했다”고 말했다.
글로벌웨이퍼스 텍사스 공장은 이 회사가 지난 2022년부터 짓기 시작한 12인치 실리콘 웨이퍼 생산 라인이다. 내년에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글로벌웨이퍼스는 텍사스 공장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미국 정부로부터 4억달러(약 5300억원) 규모 보조금을 수령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는 글로벌웨이퍼스가 미국 정부 보조금이나 지척에 위치한 고객사(삼성전자⋅TSMC) 때문에 텍사스 공장을 짓는 것으로 봤다. 슈 CEO의 설명은 이 같은 배경보다 재생에너지 수급이 더 큰 요인이었음을 밝히는 것이다. 슈 CEO는 “반도체 업계는 불가피한 두 가지 트렌드를 따라야 한다”며 “바로 넷제로 달성과 글로벌 공급망 회복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넷제로 기업이 생산한 웨이퍼는 더 높은 부가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회복력 구축이란 특정 지역에 전쟁⋅천재지변 등 돌발 요인이 발생해도 다른 지역 공장에서 생산을 뒷받침하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글로벌웨이퍼스는 아시아⋅북미⋅유럽 등 총 9개국에 웨이퍼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내년에는 텍사스 공장 외에 이탈리아 공장도 가동에 들어간다. 또 말레이시아 공장 확장도 검토 중이다.
한편 글로벌웨이퍼스는 대만에 8인치 규격의 SiC(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생산 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SiC 웨이퍼는 내열성이 높고 고전압⋅고주파 구동이 가능해 전력반도체용 웨이퍼로 각광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