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샤오미도 내년 트리폴드폰 가세 전망
중국 화웨이가 아이폰16 공식 출시일을 겨냥해 지난 10일 공개한 세계 최초 트리폴드(삼단접이식)폰 ‘메이트 XT’가 중국 현지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끌고 있다. 공식 출고가가 우리 돈 400만원 안팎의 고가인 제품이지만 사전 예약만 65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공식 판매일인 20일 메이트 XT는 판매 시작과 동시에 품절 사태를 빚었다. 앞서 샤오미는 지난달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판매량 2위를 차지하는 등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기세가 매섭다.
지난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웨이 팬들은 이날 화웨이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했지만 메이트 XT를 구매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사전 예약이 확정된 구매자에게만 판매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화웨이 본사가 있는 중국 선전의 화웨이 플래그십 스토어에 방문한 한 화웨이 팬은 로이터에 “어젯밤 10시부터 기다렸다”면서 “매우 실망스럽다. (사전 예약 없이) 구매할 수 없다는 점을 (사전에) 분명히 밝혔어야 했다”고 말했다. 베이징 왕푸징에 있는 화웨이 스토어 상황도 비슷했다. 앞서 일부 분석가들이 공급망 제약으로 메이트XT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에 따라 화웨이 공식 홈페이지는 물론 징둥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메이트XT는 출시 직후 단 몇 초 만에 매진됐다. 화웨이에 따르면 메이트XT의 사전 예약량은 65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 폴더블폰 출하량 390만대의 두 배에 달한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메이트XT가) 기대 이상으로 잘 팔리고 있다”면서 “모든 구매자가 가능한 한 빨리 제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초과 근무를 통해 생산 능력을 확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트 XT의 256GB 모델 공식 가격은 1만9999위안(한화로 약 380만원)이다. 하지만 극심한 품귀 현상 탓에 중국 내 재판매상들은 약 7만위안(130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이트 XT는 완전히 펼치면 대각선 길이는 10.2인치에 달한다. 아이패드, 삼성 갤럽시탭 일반형 모델과 엇비슷하다.
화웨이는 ‘영화관 수준의 몰입형 시청이 가능하다’고 광고하고 있다. 화면을 펼칠 때마다 자동 전환되고, 완전히 펴면 태블릿PC와 비슷한 사용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접었을 때 두께는 12.8㎜이고 완전히 펼쳤을 때 가장 얇은 지점은 3.6㎜로 두께를 줄인 점도 눈에 띈다. 한번만 접는 일반 폴더블폰의 두께가 10~12㎜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얇은 셈이다.
그만큼 많은 기술이 집약된 탓에 메이트 XT는 높은 가격과 공급망 이슈의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어 대량 양산 모델이라기 보다는 시장 리더십 강화를 위한 소비자들의 시선 끌기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메이트 XT의 출고가는 256GB 1만9999위안(약 377만원), 512GB 2만1999위안(약 415만원), 1TB 2만3999위안(약 453만원)이다. 가장 최신형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6가 약 223~27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초고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내 폴더블폰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의 잇따른 진출이 예상된다. 아너는 화웨이 메이트 XT보다 얇은, 다 접었을 때 두께 10㎜의 트리폴드 폰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너는 얇은 폴더블폰을 전면에 내세워 지난 2분기 서유럽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샤오미도 최근 3단 접이식 스마트폰 디자인과 관련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얇으면서고 내구성 있는 본체를 개발하는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중국의 폴더블폰 출하 규모는 올해 약 1068만대로 전년 대비 5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 약 42%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오는 2028년에는 1700만대 이상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한편 중국 샤오미는 지난달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 세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8월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에서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샤오미가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판매량 1위를 놓고 경쟁했던 애플은 3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샤오미가 월 판매량에서 애플을 추월한 건 2021년 8월 이후 3년 만이다. 그동안 샤오미는 동남아, 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 저가 제품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또 가격대별 플래그십 모델을 구축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펼쳐왔다.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매달 전년 동기 대비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 4월부터 6월까지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