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기는 일본 알박이 공급
추가 장비는 국내사가 공급할 듯
세라믹에 Ti⋅Ag 등 금속 증착하는 설비

LX그룹으로 계열분리 후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LX세미콘이 방열기판 생산 라인을 확장한다. 방열기판은 반도체에서 발생한 열을 배출하는데 특화된 패키지 기판으로, 고열이 발생하는 전력반도체와 LED(발광다이오드) 패키지에 사용된다. 

LX세미콘은 방열기판 외에 SiC(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화도 추진 중인데, 이 역시 전력반도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LX세미콘이 생산한 방열기판. /사진=LX세미콘
LX세미콘이 생산한 방열기판. /사진=LX세미콘

 

LX세미콘, 방열기판용 스퍼터 추가 도입

 

LX세미콘은 지난해 7월 일본 알박으로부터 방열기판용 스퍼터 1호기를 공급받은데 이어 오는 3분기 중 스퍼터 장비를 추가 반입할 계획이다. 추가 장비는 1호기와 달리 국내 장비사인 아바코가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LX세미콘의 경기도 시흥캠퍼스에 설치된다. LX세미콘의 방열기판 라인은 아직 파일럿 생산 단계에 속하며, 공정 안정화 이후 양산 단계로 전환된다. 

방열기판은 기판 내 코어 소재가 Al₂O₃(알루미나)⋅AlN(질화알루미늄)⋅Si₃N₄(질화규소) 등 세라믹으로 이루어진 PCB(인쇄회로기판)를 뜻한다. 일반 PCB 코어로 쓰이는 FR4(유리섬유)는 가볍고 가공성이 좋지만 방열 성능, 즉 열을 방출하는 속도가 늦다. 

방열기판은 세라믹 코어에 구리를 접합해 만들기에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즉각적으로 방출하는데 탁월하다. LX세미콘은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수요가 늘고 있는 전력반도체용 솔루션으로 방열기판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고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LX세미콘의 방열기판은 기존에 존재하던 제품과는 접합 방식에서 차별화된다. 방열기판은 전자제품에 장착된 이후 지속적인 열충격을 받게 되므로 세라믹과 구리간 접합력이 중요하다. 접합력이 낮으면 반복되는 열충격 탓에 구리가 탈락할 수 있다.

방열기판은 전력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즉각적으로 배출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 만큼 열충격에 강해야 하며, 세라믹과 구리와의 접합력이 중요하다.
방열기판은 전력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즉각적으로 배출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 만큼 열충격에 강해야 하며, 세라믹과 구리와의 접합력이 중요하다.

현재 세라믹⋅구리 접합하는 방식은 ▲Ag(은)으로 구성된 페이스트를 이용한 ‘활성금속법’ ▲세라믹 기판의 산화층을 이용해 접합하는 ‘다이렉트 접합법’ ▲금속의 증착 및 확산 반응을 이용한 ‘확산 접합법' 등이 있다. 이 중에 첫 번째 활성금속법이 가장 일반적인데, 이는 모듈 동작 시에 Ag가 가장자리 부분으로 확산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다이렉트 접합법은 산화층 부분에서 열전도도가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마지막 확산 접합법은 스퍼터나 CVD(기상화학증착장비)를 이용해 세라믹 위에 금속을 얇게 증착 후 구리와 함께 ‘핫 프레스(Hot Press)’ 기술로 압축하는 방식이다. 소재 소모량이 적고 접합력도 우수하다. LX세미콘은 이 방식을 택했으며, 세라믹 위에 Ti(티타늄)⋅Ag을 순서대로 증착한 후 그 위에 구리시트를 얹어 핫 프레스 하는 방식으로 방열기판을 제조한다. 

LX세미콘은 스퍼터를 이용해 금속(구리)을 접합한다는 의미로 해당 기술을 SMB(Sputtering Metal Bonding)라고 명명했다. 

 

LX세미콘, DDI에서 벗어나기 안간힘

 

LX세미콘은 지난 2021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 된 이후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회사 매출의 90% 가까이가 DDI(디스플레이용 구동칩)에서 창출되고, 그나마도 고객사가 LG디스플레이에 편중됐다. LG그룹에서 계열분리 된 마당에 큰집인 LG디스플레이의 사업 전망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신사업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사업이 방열기판과 SiC다. 방열기판이 전력반도체를 패키지하는데 쓰는 ‘그릇'이라면, SiC는 전력반도체 그 자체를 만드는 소재다. 전력반도체는 일반 Si(실리콘, 규소)로도 만들 수 있지만, SiC 만들어야 고전압⋅고내열성을 구현할 수 있다. 

LX세미콘은 잉곳-웨이퍼-에피웨이퍼-칩-패키지-모듈로 이어지는 SiC 서플라이체인 가운데 에피웨이퍼 사업에 우선 진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슬라이싱 된 SiC 웨이퍼를 구매해서 그 위에 극순수 SiC 박막을 입혀 칩 업체에 공급하는 흐름이다. 전력반도체는 에피(Epi)층 레시피⋅품질에 따라 전체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메모리⋅로직 반도체 산업과 달리 에피웨이퍼 전문업체에 역할이 주어진다. 

한 전력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잉곳⋅웨이퍼는 완전히 다른 제조 영역이고, 칩⋅패키지 사업도 LX세미콘이 단기에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단 에피웨이퍼 사업부터 진입해 전방산업으로 확장해가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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