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디스플레이, ICD⋅CSD⋅PD 모두 포섭하는 형태로 발전
가로로 극단적으로 넓은 형태 대응하는 장비
일본 반도체⋅디스플레이용 광학장비 공급사 캐논이 6세대(1500㎜ X 1850㎜) 노광장비를 새로 선보였다. LCD는 물론 OLED 역시 6세대 투자 국면은 마무리 수순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가로로 극단적으로 넓은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양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캐논, ‘필러 투 필러' 디스플레이 타깃한 노광장비 개발
캐논은 6세대 기판을 투입해 65인치 TV용 패널 사이즈까지 생산할 수 있는 노광장비 ‘MPAsp-E1003H’를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신규 장비는 6세대 규격이면서 앞서 8.5세대(2200㎜ X 2500㎜) 설비에 적용됐던 광학시스템을 적용했다.
6세대 기판은 주로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용 패널을 생산하는 규격이고, 8.5세대는 TV용 패널을 생산하는 규격이다. 따라서 노광 한 샷당 찍어낼 수 있는 패널 사이즈가 다르다. 8.5세대가 더 크다.
기존 6세대 노광장비는 스마트폰 패널을 생산하기 위해 총 6번의 샷이 필요했지만, MPAsp-E1003H는 4번만에 완료할 수 있다고 캐논은 설명했다. 그만큼 생산속도가 빠르다.
이 같은 특징은 6세대 기판에서 자동차용 패널을 생산하는데 특히 유리하다. 가로로 극단적으로 넓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6세대 규격에서 만들기 위해서는 화면의 영역을 나눠 각각 노광해 이어 붙이는 ‘스티치(Stitch)’방식이 동원된다. 이 과정에서 수율과 생산성이 떨어진다.
MPAsp-E1003H가 65인치 TV 패널 생산까지 가능하다는 것은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이른바 ‘필러 투 필러(Pillar to Pillar)’ 디스플레이를 스티치 없이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동차 앞유리(윈드실드)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을 ‘A필러'라고 하며, 필러 투 필러 디스플레이는 양쪽 A필러 끝에서 끝까지 꽉 채우는 제품을 뜻한다. 그동안 양산차에 적용되는 디스플레이는 ICD(Instrument Cluster Display)⋅CSD(Center Stack Display)가 각각 분리된 형태였다. ICD로는 속도⋅엔진회전수 등을 확인하고, CSD로는 내비게이션⋅공조장치 등을 확인하는 정도다.
다만 가장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들은 ICD⋅CSD가 합쳐진 형태로, 가로로 다소 긴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추세다. 자동차 업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조수석 탑승자를 위한 PD(Passenger Display)까지 ICD⋅CSD에 포섭하는 형태를 고려하고 있다. ICD⋅CSD⋅PD가 하나로 통합되면 왼쪽 A필러 끝에서 오른쪽 A필러 끝까지 이어지는 필러 투 필러 디스플레이가 완성되는 것이다.
올해 초 LG디스플레이는 ‘CES 2024’를 통해 단일 패널로는 세계 최대 크기인 차량용 57인치 패널을 공개했다. 이 제품이 필러 투 필러 디스플레이로, CTA(소비자기술협회)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독일 전장업체 콘티넨탈은 한 완성차 회사와 필러 투 필러 타입의 디스플레이 공급계약을 처음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콘티넨탈은 이 제품이 2024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올해 안에 필러 투 필러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완성차가 일반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6세대 라인 자동차용으로 전환하는 디스플레이 업계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인치 이상 크기의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올해를 기준으로 140만개 정도이나, 오는 2030년 1400만개 시장으로 10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로로 극단적으로 긴 30인치대 및 40인치대 패널 시장은 2026년을 기점으로 의미 있는 수준으로 출하될 전망이다.
캐논이 이미 투자가 끝나 신규 발주 가능성이 낮은 6세대 노광장비를 새롭게 선보이는 건 이 때문이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존 6세대 팹 일부를 자동차용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규 장비 발주가 나올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용 LCD를 생산했던 경북 구미 AP3를 100% 자동차용 라인으로 전환했다. BOE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해 베이징 B20을 신규 구축하고 있으며, CSOT는 우한 T3 공장의 생산능력을 할애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생산한다. 아직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이 할당된 생산능력은 전체의 10% 정도라, 향후 전환율이 커지는 과정에서 노광장비를 새로 발주할 수도 있다.
이 밖에 대만 AUO⋅이노룩스도 각각 6세대급 LCD 라인에서 일부 자동차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