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반도체 전력 소비 10분의 1로 줄인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고효율·초저전력 고속 자성메모리를 구현할 실마리를 찾았다.

한국연구재단은 홍지상 부경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진이 텅스텐 디텔루라이드와 철갈륨 디텔루라이드를 이용하면 기존 자성메모리 소자보다 전력 소모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텅스텐 디텔루라이드는 두께에 따라 금속이나 반도체 특성을 가지는 물질이며, 철갈륨 디텔루라이드는 상온에서 자성체의 특성을 보인다고 알려진 물질이다.

연구진은 2차원 자성체인 철갈륨 디텔루라이드와 비자성체 물질인 텅스텐 디텔루라이드를 붙여 스핀-궤도 토크 소자로 사용하면 상온에서 전력 소모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확인했다.

 

◇ 카이스트 연구팀, 인공지능 새 학습 데이터 선택 기술 개발

카이스트(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황의종 교수 연구팀이 시간에 따라 데이터의 분포가 변화하는 드리프트 환경에서도 인공지능(AI)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도록 돕는 새로운 학습 데이터 선택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황의종 교수 연구팀은 데이터를 학습했을 때 AI 모델의 업데이트 정도와 방향을 나타내는 그래디언트(gradient)를 활용한 개념을 도입해 제시한 개념이 드리프트 상황에서 학습에 효과적인 데이터를 선택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실험적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학습 데이터 선택 기법을 제안해 데이터의 분포와 결정 경계가 변화해도 모델을 강건하게 학습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데이터 중심의 AI 학습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UNIST 연구진. 윗줄 왼쪽부터 이상학, 황진하 연구원, 아랫줄 왼쪽부터 장성연 교수, 제 1저자 Muhibullah Al Mubarok 연구원
UNIST 연구진. 윗줄 왼쪽부터 이상학, 황진하 연구원, 아랫줄 왼쪽부터 장성연 교수, 제 1저자 Muhibullah Al Mubarok 연구원

◇ UNIST 저밴드갭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최고효율 달성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성연 교수팀이 고려대학교 곽상규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주석-납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과 양자점층을 접합해 태양전지 소자의 효율을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결합된 소재가 접합되며 만들어진 박막층을 활용해 전지의 효율을 대폭 상승시켰다. 생성된 접합층은 내부 전기장을 강화시키고, 경계면의 결함을 대폭 감소시켜 전하의 이동 거리를 늘렸다. 전하추출의 효율을 높인 것이다.

주석-납 할로겐화물 화합물은 밴드간의 에너지 갭의 차이가 적다. 근적외선 영역대 빛까지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내부결함이 많고 전하의 이동 거리가 짧아 전하를 안정적으로 추출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을 주석-납 페로브스카이트 층 위에 박막으로 덮어 기존의 고질적 문제를 개선했다.

 

◇ GIST, 무중력 자율비행로봇 데이터셋 최초 공개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기계공학부 김표진 교수 연구팀이 숙명여자대학교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무중력 환경에서 활동하는 자율비행 로봇인 'NASA 애스트로비(Astrobee)'를 통해 수집된 센서 데이터의 통합 데이터셋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애스트로비는 우주비행사를 도와 자율 운영 또는 원격 조종을 통해 우주정거장 내 소음 측정, 실험 기록, 화물 이동 등과 같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다.

이때 국제우주정거장 내에서 로봇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며 자율비행을 할 수 있는 Visual SLAM 기술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우주선 내 로봇의 장애물과 변화에도 안정적인 자율비행 연구를 위해 이러한 공간적 특성이 반영된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데이터셋을 취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김표진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우주정거장 내 자율비행 연구를 위한 데이터셋을 제안하고 애스트로비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 무중력 우주 환경에서 적합한 항법 알고리즘을 평가했다.

 

3D 프린터로 인쇄한 얇은 전자회로가 쥐 두개골 곡면을 따라 새겨졌다./사진=IBS
3D 프린터로 인쇄한 얇은 전자회로가 쥐 두개골 곡면을 따라 새겨졌다./사진=IBS

◇ '두개골 타투' 전자회로, 뇌·컴퓨터 연결 새 패러다임 제시

국내 연구팀이 문신처럼 얇은 전자회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구현했다.

천진우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 단장(연세대 특훈교수), 박장웅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정현호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 및 장진우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부드러운 인공 신경 전극과 3D 프린터로 인쇄한 전자회로를 쥐 뇌에 이식해 뇌파를 33주(약 8개월)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는 뇌파로 전자기기 등 사물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가 활용하면 정확한 의사 표현을 도울 수 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BCI 개발 기업 뉴럴링크(Neuralink)는 사람이 생각만으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는 임상 결과를 지난달 발표하기도 했다.

 

◇ 숭실대 권민혜 교수팀, 자율주행 정책학습 신기술 발표

숭실대는 권민혜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로봇공학 분야 최우수학회 IEEEICRA2024에 오프라인 강화학습 기반 자율주행 정책 학습 기술을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사전에 수집된 데이터셋을 활용, 초기 정책을 학습하는 오프라인 강화학습 기술에 기반한 자율주행 정책 학습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학습 과정의 시행착오로 인한 기기적 손상 없이 데이터셋에 의존한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강화학습의 실용성을 보완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자율주행 기술은 자율주행차가 관측 가능한 정보만으로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부분 관찰 마르코프 의사결정 모델에 기반하고 있어 그 실용성을 더욱 높였다. 또한, 카메라 이미지 기반에서 학습하는 자율주행 정책이 아닌 센서 수치 데이터 기반의 자율주행 정책 기술이라는 점과 인지-판단-제어 3단계 자율주행 기술 중 판단 기능에 최적화된 기술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고려대, 버려지는 폐열→에너지 변환 기술 개발

고려대 연구진이 공장 등에서 버려지는 폐열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열전소재를 개발했다.

고려대는 전석우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이러한 연구성과를 거뒀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신호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팀과의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NatureCommunications) 3월 14일자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값싸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데다 보편화된 공정으로 제작 가능한 산화아연(ZnO)에 주목했다. 산화아연은 열전도도가 높아 열이 빠르게 이동하는 특성을 갖는다. 이 때문에 낮은 열전 성능 지수를 갖는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산화아연의 열 흐름을 효과적으로 방해할 첨단 나노 반도체 공정을 이용, 200~300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크기의 ‘3차원 나노-쉘 구조의 산화아연’을 제작했다.

 

◇ 포스텍·성균관대·서울시립대, 메조 다공성 금속 산화물 저온 합성 성공

포스텍(POSTECH)은 김진곤 화학공학과 교수·김건우 박사 연구팀이 김태성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나노과학기술학과 통합과정 석현호 씨, 문홍철 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열과 플라즈마를 사용해 메조 다공성 금속 산화물을 유연한 기판에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메조(meso) 다공성 금속 산화물은 2~50나노미터(㎚) 크기 구멍을 가진 금속 산화물이다. 표면적이 매우 커 이온이나 전자 등 물질을 전달하는 데 유리해 고성능 에너지 저장과 변환, 촉매, 반도체,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플라즈마를 이용해 얻은 에너지를 활용, 150~200°C의 저온에서도 메조 다공성 금속 산화물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인 고성능 에너지 저장 소재 중 하나인 바나듐 옥사이드(V2O5)를 포함해 여러 메조 다공성 금속 산화물을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에 합성했다. 이렇게 제조된 메조 다공성 금속 산화물은 수천 번 구부려도 우수한 에너지 저장 성능을 유지함을 확인했다.

 

◇ 포스텍, 전고체 전지 성능·내구성 잡았다

포스텍은 박수진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하면 전착'이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전고체 전지의 성능과 내구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능성 바인더(PVA-g-PAA2) 기반 전고체 전지용 음극 보호층을 만들었다. 이 층은 리튬을 전달하는 특성이 우수해 무분별한 전착을 막고 음극 표면 하단부터 리튬이 균일하게 전착되는 하면 전착을 유도했다.

리튬의 무분별한 전착을 막아 리튬의 고갈되는 속도를 늦춘 것이다. 주사전자현미경(SEM)을 사용한 분석에서도 리튬 이온이 안정적으로 전착 · 탈리됨을 확인했다.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리튬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고체 전지는 10마이크로미터(μm) 이하의 얇은 리튬 금속만으로도 오랜 시간 동안 안정적인 전기화학적 성능을 보였다. 연구 결과는 ‘스몰’에 지난달 15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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