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일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 예정
존속 지주사 ㈜효성 조현준 회장, 신규 지주사 조현상 부회장 맡아

▲조현준(왼쪽)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오른쪽) 효성그룹 부회장.
▲조현준(왼쪽)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오른쪽) 효성그룹 부회장.

 

효성그룹이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그동안 이어왔던 ‘조현준-조현상 형제 경영 체제’를 각자 독립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조현준 회장은 기존 존속회사인 ㈜효성, 동생인 조현상 부회장은 신설 지주회사를 맡는다. 이에 따라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지주회사 재편을 계기로 독립 경영에 나서며 사실상 계열 분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분할 승인절차를 거친 후 7월 1일자로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새출범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신설지주의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효성 0.82 대 ㈜ 효성신설지주 0.18이다.

앞서 효성그룹은 지난 2018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신설 지주회사 계열사들은 효성첨단소재를 비롯해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홀딩스USA ▲효성토요타 ▲비나물류법인 ▲광주일보 등이다. ㈜효성신설지주를 이끌 조 부회장은 지난 2000년 효성그룹에 입사한 이래 첨단소재 전신인 산업자재PG장, 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22년부터는 효성첨단소재㈜의 사내이사를 맡았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산업자문위원회(BIAC) 이사도 맡고 있다.

▲효성그룹 체제 개편 전후.
▲효성그룹 체제 개편 전후.

 

조현준 회장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상 부회장은 3남이다. 2021년 조현준 회장이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받고, 조현상 부회장이 총괄사장을 맡은 지 4년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지금의 형제 공동 경영 체제가 꾸려졌다.

두 사람이 보유한 효성 지분은 작년 9월 말 기준 21.94%와 21.42%로 비슷한 수준이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10.14%를 가지고 있다.

조현상 부회장이 맡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부문 등을 포함하면 신설지주의 매출 규모는 7조원대, 글로벌 거점은 90여곳에 이른다

새롭게 출범하는 두 지주회사는 새로운 이사진을 꾸려 독립경영에 나선다. 조현준 회장은 존속회사인 ㈜효성을 맡아 기존 사업회사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신설지주를 이끌며 글로벌 첨단소재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설지주회사 이사회의 사내이사로는 ▲조현상 부회장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대표이사) ▲신덕수 ㈜효성 전무가 맡는다. 사외이사로는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 ▲이상엽 카이스트 부총장 ▲김진수 ㈜툴젠 고문을 내정했다.

이번 개편에 대해 효성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은 복합 불황과 전쟁, 통화긴축, 공급망 위기 등 급변하는 정세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핵심 역량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책임경영을 강조해온 만큼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변화를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설지주는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글로벌 소재 전문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의 내연기관 및 전기차용 타이어코드 제품을 비롯해 탄소섬유 등 신소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데이터 솔루션 분야에서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AI) 사업을 활용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국내외 공급망 관리(SCM) 솔루션 관련 법인을 통해 글로벌 SCM 솔루션 사업도 전개한다는 목표다.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의 다양한 사업과 인수합병 기회를 모색, 그룹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존속지주회사인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엔에스 등 자회사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확립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존속회사의 연간 매출 규모는 19조원 수준이다. 효성 관계자는 “지주회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지주회사별로 사업 분야와 관리 체계를 전문화하고 적재적소에 인적, 물적 자원을 배분해 경영 효율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조홍제 창업주가 설립한 효성그룹은 2세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도 계열 분리를 거쳤다. 1980년 그룹 계열 분리로 기존 효성은 첫째 아들인 조석래 회장이 이어받았고, 한국타이어는 조양래 회장이 물려받았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