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홈페이지 캡쳐.
▲CES 2024 홈페이지 캡쳐.

 

한국 기업들이 9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최고 혁신상과 혁신상을 휩쓸었다.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는 매년 CES 출품작 중 산업·학계·미디어 전문가들이 매긴 평가 점수를 토대로 기술성·디자인·혁신성이 뛰어난 제품과 서비스에 28개 부문의 혁신상을 선정한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상 격인 최고혁신상을 뽑는다. 올해는 미국을 제치고 한국 기업들이 최고 혁신상을 가장 많이 수상했으며, 특히 전체 혁신상 가운데는 국내 벤처기업들이 주축이 돼 40%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CES 주최사인 CTA에 따르면 행사 개막을 앞두고 지금까지 발표된 최고 혁신상 27개 중 8개를 한국 기업들이 수상했다. 7개를 받은 미국을 따돌리고 가장 많은 최고 혁신상을 받은 국가다.

특히 국내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의 성과가 눈길을 끈다. 미드바르는 물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기술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무겁고 비싼 철골 대신에 공기를 주입해 스마트팜을 짓는 기술을 선보였다. AI 기술로 작물의 상태와 성장을 예측할 수 있어 농작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로드시스템은 모바일 여권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트립패스’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모바일 여권으로 신원 인증을 할 수 있고 간편 결제와 교통 및 부가가치세 환급 서비스 등과도 연동할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 ‘만드로’와 ‘원콤’은 장애인들을 위한 휴먼테크 제품으로 최고 혁신상을 인정받았다. 만드로는 손을 부분적으로 다친 절단 장애인을 위한 로봇 손가락 의수 ‘마크7D’를 출품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의수의 손가락 동작을 구현한다. 손가락 길이나 악력, 구동 속도 등을 조절해 고객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

원콤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블루투스 쿼티 커뮤니케이터 핀틴V1’을 선보였다.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도 문자를 입력할 수 있도록 돕는 모바일 기기다.

최고 혁신상과 별개로 국내 벤처기업들은 전체 CES 혁신상의 40% 이상을 휩쓸며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지금까지 중소벤처기업부 집계를 보면 CTA는 인공지능(AI)·디지털헬스·스마트시티·로봇공학 등 모두 28개 분야에서 혁신상 수상기업 313개사, 379개 제품을 선정했는데 이 가운데 국내 기업은 134개사(42.8%), 158개(41.6%) 제품이다. 국내 수상 기업의 86.6%(116개사)가 벤처·창업기업이며, 업력 7년 이내의 스타트업이 72.4%(97개사)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은 지난해에도 134개사가 혁신상을 받았다.

특히 CTA는 AI가 모든 영역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올해 처음 혁신상에 AI 분야를 신설했는데, 국내 스타트업이 AI 분야 혁신상 28개 가운데 16개를 차지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독무대로 여겨지던 AI 분야에서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중기부는 “전시회 개막일까지 수상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벤처·창업기업은 전년도 기록(111개사)을 이미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CES에서는 한국 IT 산업의 경쟁력이 세계적인 시선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을 위주로 CES의 관심이 쏠렸지만, 올해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면서 한국 산업 생태계 전반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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