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X, 퀄컴 외 자율주행 플랫폼에 호환성
사피온, 엣지용 AI 시장에 첫 진출

NPU(신경망처리장치) 칩 설계업체 사피온이 텔레칩스가 설계한 AI가속기에 NPU IP(설계자산)를 공급한다. 그동안 주력해온 서버용 NPU 시장을 벗어나 엣지 기기에 NPU IP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확장의 의미가 크다. 

사피온의 서버용 AI 가속기 'X330'. /사진=사피온
사피온의 서버용 AI 가속기 'X330'. /사진=사피온

 

사피온, 텔레칩스 AI 가속기에 NPU IP 제공

 

사피온이 NPU IP를 공급하는 반도체는 텔레칩스가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한 ‘A2X’다. A2X는 자율주행 칩에 함께 부착해 AI(인공지능) 성능을 높여주는 반도체다. 

현재 시장에서 인증까지 마치고 상용화된 자동차용 AI 가속기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라이드 세이프티 엑셀러레이터(SA9000 시리즈)'가 유일하다. 다만 퀄컴은 자사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랫폼을 채택한 회사에 대해서만 AI 가속기를 묶음 공급한다. 르네사스⋅NXP⋅TI 칩을 이용해 자율주행 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AI 성능을 높이기 위한 AI 가속기를 따로 추가하는 게 불가능하다. 

A2X는 퀄컴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제조사 프로세서에 호환되며, 250TOPS(Tera. Operations Per Second)부터 1000TOPS까지 필요한 만큼 연산 성능을 더할 수 있다. 250TOPS는 자율주행 2~3단계, 1000TOPS는 4단계 이상의 자율주행 구현을 목표로 한다. 퀄컴이 아닌 다른 플랫폼을 이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는 자동차 회사들은 레이더⋅라이다⋅카메라 등 센서 수가 늘어남에 따라 A2X 개수를 늘려 AI 연산 성능을 보강할 수 있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는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서 이처럼 확장성이 높은 AI 가속기는 우리가 처음 선보이는 것”이라며 “많은 OEM(완성차회사)이나 ‘티어1’ 부품 회사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A2X는 NPU IP는 사피온, 설계는 텔레칩스, 후반부 설계(디자인하우스)는 가온칩스가 각각 맡는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 5nm(나노미터) 공정을 활용한다.

사피온은 이달 초 자율주행 추론용 Automotive 향 NPU IP가 제3자 국제 평가인증기관인 DNV(Det Norske Veritas)로부터 ISO 26262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사피온 류수정대표, DNV 오토 휴즈(Otto Hughes) SCPA(공급망 및 제품 보증, Supply Chain & Product Assurance) 글로벌 사업개발담당이사./사진=사피온
사피온은 이달 초 자율주행 추론용 Automotive 향 NPU IP가 제3자 국제 평가인증기관인 DNV(Det Norske Veritas)로부터 ISO 26262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사피온 류수정대표, DNV 오토 휴즈(Otto Hughes) SCPA(공급망 및 제품 보증, Supply Chain & Product Assurance) 글로벌 사업개발담당이사./사진=사피온

사피온은 SK텔레콤에서 분사되기 전부터 서버용 AI 가속기 개발에 매진해왔다.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데 비해, 관련 반도체 수요는 엔비디아에 집중된 구조에서 기회를 찾았다. 이 회사는 지난달 기존 제품 대비 추론 성능이 4배 이상 빨라진 ‘X330’도 출시했다. 

이번에 텔레칩스를 통해 진출하는 자동차용 반도체는 사피온이 처음으로 엣지, 이른바 ‘온디바이스 AI’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서버용 AI 시장은 엔비디아가 독식한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에 비교적 소수의 NPU 회사들이 도전하는 형국이라면, 엣지용 AI 가속기는 아직 뚜렷한 승자가 없는 산업이다. 그만큼 다수의 NPU 회사들이 난립해 있다. 엔비디아 같은 절대 강적이 없지만 수많은 스타트업 경쟁사들과 싸워야 하는 시장이다. 

사피온은 일단 직접 엣지용 AI 가속기 완제품을 내놓는 대신 IP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안전하게 관련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사피온 NPU IP는 이달 초 제 3자 국제 평가인증기관인 DNV로부터 ISO 26262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ISO 26262는 EE(전기⋅전자) 아키텍처 오류로 인한 사고방지를 위해 제정한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 규격이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엣지용 NPU 시장은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난립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메이저 회사가 없다”며 “직접 칩을 설계해 NPU를 내놓기보다 IP를 제공하는 방식이 일단 시장에 적응하기 좋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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