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단공정 뒤쫒는 삼성전자 언급 없어
인텔이 누리는 지정학적 이점 크다고 판단

/사진=T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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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반도체 산업에서 세계화⋅자유무역은 종말을 맞이했다며 경쟁사로서 인텔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단공정 수준만 놓고 보면 인텔보다는 삼성전자가 TMSC를 더 바짝 추격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미국 정부를 등에 업은 인텔이 더욱 위협적 존재라는 설명이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14일 대만 신주에서 열린 TSMC ‘스포츠데이' 행사에 참석해 “이제 반도체 산업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국가안보이며, 우리 경쟁사는 지정학적 이점을 앞세워 TSMC를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그가 언급한 경쟁사는 최근 파운드리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인텔이다. 

사실 선단공정 양산 속도만 보면 TSMC의 경쟁사는 인텔 보다는 삼성전자로 보는 게 맞다. TSMC⋅삼성전자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3nm(나노미터) 양산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비해 인텔은 아직 ‘인텔4(7nm급)’ 기술에 머물러 있다. 물론 인텔은 인텔4 공정이 TSMC의 5nm 공정 대비 성능이 높다고 강조하지만, EUV(극자외선) 도입 시점 등 제조 기술 경쟁에서 인텔 지각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리스 창 TSMC 창업자가 인텔을 호적수로 꼽은 건 미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인텔을 밀어주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를 두 번이나 초청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자신들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야망을 보여주기 위한 모델로서 마크 리우(TSMC 회장)가 아닌 팻 겔싱어를 선택했다”며 “인텔에게는 파운드리 사업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최고의 자리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파운드리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인텔보다 TSMC의 투자 규모가 훨씬 크고 앞선 공정 임에도 의회 연설에 초청받지 못한 점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인텔은 TSMC가 누릴 수 없는 이 같은 지정학적 이점을 등에 업고 TSMC와의 경쟁에서 이기려 할 것”이라며 “쉽지 않은 경쟁이 되겠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모리스 창 창업자는 향후 반도체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국가로 일본과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을 꼽았다. TSMC는 현재 일본 규슈 구마모토에 80억달러(약 11조원)를 들여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1공장은 내년 12월 양산, 2공장은 내년 여름 착공해 오는 2027년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1공장은 12~28nm 공정, 2공장은 6~12nm 공정으로 구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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