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폭스, 타이젠 길 따라 가나

화웨이 스마트폰 P30을 분해한 모습. /사진=iFixit
화웨이 스마트폰 P30을 분해한 모습. /사진=iFixit

중국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하모니(흥멍)OS’가 시장점유율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 iOS⋅안드로이드로 양분된 모바일 OS 시장에서 독자생존하려면 최소 16% 점유율이 필요하지만, 아직 8분의 1 정도에 머문다. 

닛케이아시아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인용, 지난 1분기 하모니OS의 글로벌 점유율이 2%에 불과하다고 23일 보도했다. 내수 시장인 중국에서조차 하모니OS 점유율은 8%에 그친다. 하모니OS는 화웨이가 미국 행정부 제재 탓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할 수 없게 되자 내놓은 자체 OS다. 

2019년 스마트TV용으로 첫 배포가 시작된 이래 스마트폰과 기타 생활가전에까지 탑재하면서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 다만 화웨이가 자체 생산하는 기기들 외의 기기들은 하모니OS를 탑재했다기 보다 하모니OS와 연동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제품들이다. 화웨이가 구속력을 가지는 하모니OS 생태계라고 보기는 힘든 셈이다. 

스마트폰 업계는 모바일 OS를 개발하고 업데이트 하는데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시장점유율 16%를 유지해야 한다고 추정한다. 이 기준이 맞다면 하모니OS는 유지하면 할수록 적자인 셈이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 이후 안드로이드는 물론 퀄컴의 5G(5세대) 이동통신칩도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 4G(4세대) 칩만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출시하다 보니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고, 하모니OS 점유율도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10년대 초 모바일 OS 시장을 놓고 경쟁했던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삼성전자의 ‘타이젠’ 처럼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이 흐려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닛케이아시아는 “최근 배포한 ‘하모니OS4’는 AI(인공지능) 모델인 ‘판구’를 탑재했음에도 생태계를 확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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