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은 여전히 중국 비중이 절대적
아이폰용 OLED 후공정은 베트남 의존도 높아

아이폰14 시리즈. /사진=애플
아이폰14 시리즈. /사진=애플

고질적 전력난을 겪는 베트남이 최근 가뭄탓에 수력발전량이 줄면서 순환정전 실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아이폰 조립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적지만, 아이폰용 OLED 후공정(모듈)은 베트남 비중이 절대적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용, 폭스콘이 베트남 정부 당국으로부터 6월 말까지 피크 시간대(저녁~자정) 생산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12일 보도했다. 폭스콘 외에 럭스쉐어⋅삼성전자 등 대형 제조업체들 역시 피크 시간대를 피해 공장을 가동할 것을 요청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베트남 국영 전력생산 업체 베트남전력(EVN)은 현재 11개의 수력발전소가 가뭄 탓에 전력 생산을 멈춘 상태다. 현지 기후 상황을 감안하면, 이 같은 전력난은 향후 몇 주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당국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가장 긍정적 시나리오를 감안해도 6월 말까지는 제한 송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자칫하면 전력난이 7월까지 넘어갈 수도 있는 셈이다. 베트남은 통상 1월부터 3~4월까지가 건기다. 이 기간 강수량이 줄면서 수력발전 가동률이 떨어지고, 전력 공급이 감소한다. 올해는 예년의 건기가 끝났음에도 가뭄이 길어지면서 전력난이 가중되는 것이다. 

베트남은 지난 2020년을 기준으로 전력공급의 30%를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역시 30% 비중을 차지하는 석탄화력과 함께 가장 많은 전력량을 수력발전으로부터 공급받는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경제 발전과 글로벌 제조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이전해오면서 매년 전력 상황이 빠듯하다. 

베트남은 인근국 라오스로부터 전력을 수입하기도 하는데, 라오스 역시 1~4월이 건기다. 라오스의 수력발전 의존도는 70%에 이른다. 

공교롭게도 6~7월은 아이폰 신규 시리즈 생산이 시작되는 시기다. 매년 10월 출시되는 아이폰 신규 시리즈는 6월 생산을 시작해 7~9월 석달간 집중적으로 조립한다. 아직 아이폰 생산은 90% 이상 폭스콘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지기에 당장 아이폰 조립 일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아이폰용 OLED 디스플레이 후공정은 베트남 의존도는 높다. 중국 BOE는 OLED 후공정을 중국 몐양 B11 공장에서 처리하지만, 삼성⋅LG디스플레이는 100% 베트남에서 후공정을 처리한다. 탕정⋅파주에서 생산한 셀을 베트남으로 실어 날라 나머지 공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제한 송전 조치가 7월까지 연장되고, 가뭄이 길어지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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