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보다 얇아지고 해상도 개선

▲메타가 온라인으로 공개한 최신 VR·MR 헤드셋 퀘스트3.
▲메타가 온라인으로 공개한 최신 VR·MR 헤드셋 퀘스트3.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1일(현지시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가상현실(VR)·혼합현실(MR) 헤드셋 ‘퀘스트3’를 처음 공개했다. 애플이 오는 5일 연례 개발자 회의(WWDC)에서 7년간 개발해 온 MR 헤드셋을 공개하기 직전에 선수를 친 셈이다. 강력한 디지털·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과 메타는 물론, 삼성전자와 구글도 웨어러블 기기 신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그동안 주춤했던 메타버스 시장이 치열한 경쟁과 동시에 다시 활기를 띨지 주목된다.

이번에 메타가 공개한 퀘스트3는 지난 2020년 출시된 전작 퀘스트2보다 40% 더 얇고 편안한 디자인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최대 2배 더 뛰어난 그래픽 성능을 구현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퀘스트3가 고해상도 컬러 혼합현실을 갖춘 최초의 헤드셋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바깥이 보이지 않고 헤드셋 내부에서 영상을 보는 느낌이었다면, 퀘스트3는 헤드셋 바깥의 실제 현실도 일부 볼 수 있도록 해 MR을 구현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종전 제품보다 거리 감각이 자연스러워졌고, 게임용 그래픽도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를 위해 헤드셋 전면에 최소 3개의 카메라를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메타는 “퀘스트3는 올인원 헤드셋”이라면서 퀄컴의 차세대 칩셋을 탑재,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이와 함께 퀘스트2와 퀘스트 프로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퀘스트2와 프로의 CPU 성능은 최대 26% 향상되고, GPU 속도는 퀘스트2는 최대 19%, 프로는 11% 증가한다.

메타는 이번 신제품인 퀘스트3의 헤드셋 가격이 499달러(약 66만원)부터 시작하며, 4일부터 전작인 퀘스트 2의 가격도 299달러(약 39만원)로 낮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000달러로 예상되는 애플의 MR 기기 공개에 앞서 메타가 훨씬 공격적인 가격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메타는 오는 9월 27일 개최하는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퀘스트 3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한편 메타는 2021년 10월 페이스북에서 메타플랫폼으로 사명을 바꾸고 가상현실 시장을 장악해 왔지만, 최근 수요 침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출시한 퀘스트 프로 VR 헤드셋 가격을 종전 1499.99달러에서 올해 3월 999.99달러로 대폭 인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은 여전하다. 메타에서 VR과 증강현실(AR)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은 지난 1분기에만 39억90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러나 애플과 메타가 MR 헤드셋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이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메타버스 시장의 불씨가 살아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메타버스 시장은 그간 헤드셋의 무거운 무게 와 킬러 애플리케이션 부재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전반의 한계로 인해 당초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의 등장은 메타버스 시장의 경쟁 구도와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도 삼성전자와 구글이 확장현실(XR) 분야에서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올초 갤럭시 S23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구글·퀄컴과 함께 새로운 몰입형 XR 경험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말 구글이 전용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공개하고 삼성이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디바이스를 발표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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