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벨, 중국 R&D팀 해체 직후 베트남에 거점
국내 디자인하우스들도 베트남 진출
베트남이 아시아 반도체 설계 거점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디지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은 값싼 노동력을 내세워 그동안 후공정(패키지)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이 발달했다. 그러나 최근 미중 간 첨단 기술 패권 경쟁이 벌어짐에 따라 중국⋅대만에 R&D(연구개발) 센터를 운영했던 기업들이 대체지로써 베트남을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팹리스 마벨은 최근 중국 R&D팀을 해체하는 동시에 베트남에 IC 디자인센터를 마련했다. 마벨은 원래 호치민시 7군 떤투언수출가공단지(Tan Thuan)에 베트남법인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사업장을 확장해 설계 분야 R&D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반도체 EDA(설계자동화) 툴 업체 시놉시스는 지난해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고, 칩 설계 인력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생산하는 퀄컴도 지난 2020년 베트남에 R&D 센터를 열었으며, TI⋅NXP 역시 베트남 내 연구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도 디자인하우스를 중심으로 베트남 설계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세미파이브⋅에이디테크놀러지⋅코아시아세미 등이 부족한 국내 설계인력을 확충하는 대안으로 일찌감치 베트남을 낙점한 바 있다. 베트남 역시 최근 산업이 고도화하면서 인건비가 높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국내보다는 낮다. 미국⋅유럽 대학에서 유학한 인력들이 자국으로 돌아와 취업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고급 인력도 풍부하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반도체 설계 전문인력 배출 수도 적지만, 이들 대부분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취업하기를 원한다”며 “베트남은 후공정 제조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이 발달해 설계 인력들이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