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와 달리 유기막 위에 바로 메탈포일
CVD 빠지면서 일부 제품에 암점 문제 제기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TV용 OLED 공장 내에 봉지용 CVD(기상화학증착) 설비 반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광저우 공장은 경기도 파주 공장과 달리 증착 공정이 끝난 OLED 위에 메탈포일을 바로 뒤덮는 공정으로 봉지 라인이 구축됐는데, 이 기술의 완성도가 충분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최근 2~3년 사이 광저우 공장에서 생산된 일부 패널에서 봉지 불량으로 인한 암점이 다수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광저우 LG디스플레이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LG디스플레이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봉지 공정 단축했지만

 

경기도 파주의 TV용 OLED 라인과 중국 광저우 라인이 봉지 공정 관점에서 가장 다른 건, 메탈포일 이전에 무기막 증착 공정 유무다. 

파주에서는 발광재료 증착이 끝난 위에 유기막 오버코팅과 무기막을 차례로 올려 1차로 봉지한다. 그 위에 인바(Invar) 금속으로 된 메탈포일을 덮어 산소와 수분 침투를 원천적으로 막는다. 

그런데 지난 2020년 양산에 들어간 광저우 공장의 경우, 무기막을 올리지 않고 유기막 위에 메탈포일을 바로 붙여 봉지 공정을 한 번에 끝냈다. 실제 산소⋅수분의 침투를 막는 배리어 성능은 메탈포일이 무기막 대비 훨씬 높으므로, 굳이 이중으로 봉지막을 쌓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통해 설비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고, TV용 OLED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도 절감할 수 있었다. 

WOLED 구조. 메탈포일 아래 TFE 층이 하나 더 존재한다. /자료=키움증권
WOLED 구조. 메탈포일 아래 TFE 층이 하나 더 존재한다. /자료=키움증권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같은 시도는 반쪽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광저우 공장에서 생산된 TV용 OLED 패널 중 일부에서, 양품으로 분류된 뒤 시간이 갈수록 암점이 발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형적으로 불완전한 봉지막에 의한 불량이다. 

LG디스플레이는 무기막 증착을 생략하면서 유기막 오버코팅을 두껍게 시행했는데, 이 때문에 택타임 절감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축적된 OLED 패널 재고 뿐만 아니라 이미 세트화 되어 해외 시장으로 선적된 패널에서도 암점이 발생하는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이에 봉지 공정을 국내처럼 재정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CVD 라인 보강할 듯

 

최근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도 국내 공장과 마찬가지로 메탈포일 이전에 무기막을 통한 1차 봉지 공정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유기막 두께를 국내처럼 줄이는 대신 CVD를 들여 무기막을 위에 쌓는 것이다. 무기막과 메탈포일이 산소⋅수분 침투를 이중으로 방지함으로써 봉지 성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역시 글래스 프릿(Glass Frit) 봉지 이전에 TFE(박막봉지)를 통한 배리어 층을 하나 더 쌓는다.

/사진=LG디스플레이
/사진=LG디스플레이

다만 두 가지 걸림돌이 있다. 이미 무기막용 CVD 없이 라인이 구축된 공정 흐름을 재구축해야 하는 게 난제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황이 바닥인 측면을 감안하면 CVD와 자동화 설비를 포함해 적지 않은 금액이 투입되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영업손실 1조984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누적 적자가 3조원에 이른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투자 여력이나 광저우 공장 공간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CVD 투자를 하는 방향으로 LG디스플레이가 의사결정을 했다”며 “곧 장비 업체들과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