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궤도 오른 회사들 지분 축소
지원 필요한 기업들 지분은 적극 확대
YMTC 지분도 12.24% 확보

반도체 이미지. /사진=엘란
반도체 이미지. /사진=엘란

중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결성한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 일명 ‘빅 펀드’가 투자 기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고 디지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빅 펀드의 투자 비중을 보면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어떤 분야에 힘을 싣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펀드는 1⋅2기 펀드로 구성된다. 1기가 1387억위안(약 26조원), 2기가 2041억위안 규모로 조성됐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빅 펀드는 이달들어 창촨테크(Chang Chuan Tech) 지분을 2% 가량 매각했다. 원래 빅 펀드는 창촨테크의 지분 9.87%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 2021년 6.67%로 한 차례 지분율을 조정했다. 지난해에도 일부 지분을 팔았으며, 이번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지분율이 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창촨테크는 OSAT(반도체 패키지⋅테스트) 업체들이 쓰는 프로버와 소터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JCET⋅통푸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반도체 장비⋅소재 생산업체 웨인엔터프라이즈 역시 빅 펀드의 주요 투자 기업 중 하나다. 현재 5.22%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조만간 1% 가량을 매각할 계획이다.  

빅 펀드는 칩 디자인하우스인 고케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Goke Microelectronics) 지분도 최근 2% 가량 매각해 현재는 9.67%만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빅 펀드가 이미 사업이 정상 궤도로 오른 회사들에 대해서는 지분율을 축소하는 반면, 자금 수요와 지원이 필요한 회사들 지분은 적극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래 칭화유니그룹 소속이던 YMTC는 지난해 채무불이행 사태를 겪으면서 사실상 국유화 됐는데, 빅 펀드 역시 12.24%의 지분을 확보했다. 

올해 1월 화홍세미컨덕터와 자회사인 화홍그레이스는 빅 펀드, 우시시 정부와 공동으로 4자 합작사를 설립했다. 12인치 웨이퍼 파운드리를 설립하기 위해서다. 합작사에는 화홍이 8억8000만달러, 화홍그레이스가 11억7000만달러, 빅 펀드가 11억7000만달러, 우시시가 8억400만달러를 각각 출자했다. 화홍그룹은 빅 펀드와 우시시 지원 덕분에 투자비의 절반만 들여 신공장을 건설하게 됐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빅 펀드가 반도체 장비 및 소재 등 기초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스마트카, 스마트그리드, AI(인공지능) 등에 필요한 기술 확보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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