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리튬을 저렴한 나트륨으로 대체
항속거리 252km...도심형 전기차로 충분

SOL의 전기차 'E10X' ./사진=SOL
SOL의 전기차 'E10X' ./사진=SOL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중국서 처음 공개됐다고 대만 디지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값비싼 리튬을 저렴한 나트륨으로 대체한 배터리다. 그동안 나트륨으로 리튬을 대체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낮은 에너지 밀도 탓에 실차로 만들어지지는 못했다. 

이번에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차를 만든 회사는 SOL이다. SOL은 독일 폴크스바겐의 중국 안후이성 지사가 지난 2018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SOL은 배터리 제조사 히나(Hina)로부터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공급받아 자사 ‘E10X’ 모델에 장착했다. 

여기에 장착된 배터리는 25GWh 용량을 보유했으며, 1kg 당 에너지 밀도는 140Wh 수준이었다. 현대차 ‘아이오닉5’ 일반모델의 배터리 용량이 58GWh라는 점을 감안하면 E10X에 장착된 나트륨이온 배터리 용량은 아이오닉5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아이오닉5는 중형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인 반면, E10X는 소형 CUV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공차중량이 가볍기에 항속거리도 252㎞로 넉넉하게 측정됐다. 최근 출시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전기차 항속거리가 400㎞를 넘나든다지만, 배터리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면 중저가 시장은 노려볼 만 하다. 급속충전 시간이 15~20분 정도여서 도심형 전기차로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이번에 배터리를 공급한 히나는 지난 2017년 설립 이래 줄곧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산 개발에 매진해왔다. 앞서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나트륨이온 배터리도 개발했다. 지난해 안후이성에 셀 생산라인을 건설했으며, 샨시성에는 양⋅음극재 생산라인을 건설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양극재에 들어가는 리튬만 나트륨으로 교체된 형태여서, 기존 공정 플랫폼을 거의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CATL 등 기성 배터리 제조사들도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산을 타진하고 있다. BYD 역시 최근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저장증권은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값싼 원재료비에도 불구하고 낮은 에너지 밀도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와는 다른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토바이처럼 주행거리가 짧은 이동수단이나 ESS처럼 공간활용에 제약이 적은 애플리케이션에 우선적으로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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