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중국 현지화 전략 강화
"테슬라가 촉발한 EV 가격 인하 동참 안 해"

폴크스바겐 전기차 'ID.4'. /사진=폴크스바겐
폴크스바겐 전기차 'ID.4'. /사진=폴크스바겐

올리버 블룸 폴크스바겐 CEO(최고경영자)가 중국 자동차 시장이 하반기 강력하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중국 이지카(Yiche)가 보도했다. 이지카는 중국 내 자동차 산업 관련 전문 온라인 사이트다. 보도에 따르면 블룸 CEO는 지난주 중국을 방문, 현재 현지에 머무르고 있으며 상하이⋅창춘⋅허페이에 위치한 합작사들을 두루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중국 자동차 시장에 반등 조짐이 보이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하반기에 강력한 시황 변동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 CEO는 최근 테슬라가 촉발한 전기차 가격 인하 움직임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최근 많은 제조업체들이 ‘탈 중국’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폴크스바겐은 오히려 중국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중국과 홍콩에서 318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그룹 전체 판매량의 40%에 달한다. 이 중에 20만6500대가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였는데, 신에너지차만 놓고 보면 성장률이 연간 37.1%에 이른다. 

이처럼 판매량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탈 중국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10월 24억유로(약 3조2400억원)를 투자해 중국 호라이즌로보틱스와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호라이즌로보틱스는 AI(인공지능)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같은 달 말에는 폴크스바겐이 26억달러(약 3조2500억원)를 출자해 설립한 미국 아르고AI가 폐업을 신고했다. 아르고AI는 폴크스바겐이 미국 포드와 공동 투자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업체였으나, 지난 6년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폴크스바겐은 아르고AI 폐업과 동시에 호라이즌로보틱스와 합작사를 설립한 것이다. 자동차 업계서는 폴크스바겐이 미국을 버리고 중국 손을 잡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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