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안보 측면에서 반도체 육성 정책
40nm 수준인 공정, 16/12nm까지 업그레이드

TSMC가 생산한 반도체 칩. /사진=TSMC
TSMC가 생산한 반도체 칩. /사진=TSMC

일본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이 철저하게 안보 측면에 맞춰지면서 기존 정책과는 다른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대만 디지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덕분에 더 이상 자국 기업들의 R&D와 설비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해외 기업이라도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유치하는 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일본은 TSMC의 구마모토현 공장 건설에 4조5000억원이라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키로 했다. 자국 기업도 아닌 해외 업체를 위해 이처럼 전례 없는 보조금을 투입하는 것을 두고 반대 여론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본은 제조업 근간인 자동차 회사들이 칩 공급 부족 탓에 생산 라인 가동을 멈추는 일이 2020년 이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를 포함해 반도체 제조라인 부재에 따른 여파가 가라앉지 않자 TSMC 보조금에 대한 반대 여론도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그동안 일본은 소재⋅장비 등 원천 기술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했다. 덕분에 관련 분야에서 경쟁력은 한국⋅대만을 압도하지만, 정작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 팹은 40nm가 가장 최신이다. TSMC⋅삼성전자가 지난해 각각 3nm 공정 양산에 들어간 것과 비교하면 실력차가 크다. 

이번에 TSMC가 구마모토현에 짓는 공장은 우선 28/22nm 생산부터 시작해 16/12nm까지 섭렵한다. 아직 글로벌 수준과는 격차가 있고, 진정한 국산화와도 거리가 있지만 반도체 안보 측면에서는 진일보 할 수 있을 것으로 일본 정가는 기대한다.

일본은 TSMC 외에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욧카이치 공장(3D 낸드플래시)과 마이크론의 히로시마 공장(D램)에도 각각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 밖에 일본 내 반도체 수요기업들을 규합해 설립한 래피더스는 오는 2027년을 목표로 2nm 공정 양산 기술 확보에 나섰다. 래피더스는 미국 IBM과 벨기에 IMEC과 공동으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래피더스에는 일본 정부 자금도 들어가 있으며, 각종 보조금 혜택 역시 수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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