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성 접착필름 관련 특허
율촌화학, 자체 기술로 관련 제품 첫 국산화

율촌화학이 일본 전자소재업체 토요켐의 국내 특허에 대해 무효 심판을 제기했다. 토요켐이 국내에 출원한 전도성 접착필름 관련 특허가 진보성⋅신규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전도성 접착필름은 카메라모듈 등 부품을 서로 연결할 때 사용한다. /사진=LG이노텍
전도성 접착필름은 카메라모듈 등 부품을 서로 연결할 때 사용한다. /사진=LG이노텍

전도성 접착필름 국산화한 율촌화학

 

율촌화학이 무효소송을 제기한 특허는 ‘도전성 시트 및 그 제조 방법, 및 전자 부품(출원번호 1020137033789)’에 관한 것이다. 국내서 이 특허는 토요켐과 모회사 토요잉크SC홀딩스가 지난 2013년 출원해 공동 보유하고 있다. 율촌화학은 지난 8월쯤 특허심판원에 특허 무효심판을 청구했으며, 현재 심판관이 지정돼 절차가 진행 중이다.

율촌화학은 토요켐과 전도성 접착필름 시장을 놓고 경쟁 중이다. 전도성 접착필름은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FPCB(연성인쇄회로기판) 커넥터 등을 다른 부품과 결합할 때 사용하는 소재다. 두 부품 사이에 필름을 놓고 열을 가하면 전기적으로 연결시켜준다. 이 밖에 전자파 노이즈를 제거하는 기능도 부여하며, 고온⋅다습한 환경에서의 신뢰도도 확보되어야 한다.

무효가 청구된 1020137033789 특허는 이 전도성 접착필름을 제조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율촌화학은 해당 특허의 1항⋅2항⋅10항이 특허로서의 요건인 진보성⋅신규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율촌화학이 무효소송을 제기한 특허의 요약. /자료=KIPRIS
율촌화학이 무효소송을 제기한 특허의 요약. /자료=KIPRIS

올해 기준 전도성 접착필름 시장 규모는 650억원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전자제품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연평균 3% 안팎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방면에서 1위 업체는 일본 다츠다, 2위가 토요켐, 3위가 율촌화학이다. 율촌화학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관련 제품 양산에 성공했으며, 우리나라 회사들 중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율촌화학 관계자는 “지난 1995년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이래 자체 기술로 전도성 접착필름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아직 점유율은 열세지만, 일본 두 회사가 과점하던 시장에 국내 공급사가 등장했다는 것만으로 부품 회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전자부품 산업 전문가는 “접착필름을 포함해 점접착 소재는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워낙 일본 회사들이 강세”라며 “지난 2019년 일본의 첨단소재 수출 제한 조치때도 수급이 불안했던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특허심판은 산업재산권(특허⋅실용신안⋅디자인⋅상표) 등록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법적 절차다. 특허심판원 결정에 불복할 경우 일반 재판과 마찬가지로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2심)을, 대법원에 상고심(3심)을 제기할 수 있다. 각 지방법원에서 이뤄지는 1심 재판에 해당하는 게 이번 특허심판이다. 

권리관계가 복잡한 특허 관련 소송전인 만큼 특허심판에만 최소 수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2~3심까지 진행되면 2~3년 이상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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