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아이폰15 시리즈 양산 돌입
2개 분기 연속 미뤄진 3nm 공정 양산

TSMC의 3nm(나노미터) 공정 양산 스케줄이 계획 대비 지체되면서 내년 아이폰 출시 신규 시리즈 출시일을 맞추기가 빠듯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9월 출시되는 아이폰은 실제 생산은 6월부터 이뤄지는데, 선단공정 파운드리는 전공정에서 웨이퍼가 투입되고 생산이 완료되는데만도 최장 4~5개월 소요되기 때문이다. 

TMSC 선단공정 양산 스케줄. /자료=TSMC
TMSC 선단공정 양산 스케줄. /자료=TSMC

 

2개 분기 미뤄진 3nm 양산

 

당초 TSMC는 지난 2분기 말쯤 3nm 공정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앞서 7nm 공정을 2018년 2분기에, 5nm 공정을  2020년 2분기에 양산했기에 2년 주기가 지켜질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TSMC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3nm 공정은 5nm 대비 개발 일정이 3~4개월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양산 스케줄을 3분기 말로 미루기로 한 것이다. TSMC는 최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3nm 양산 일정을 3개월 가량 재차 연기했다. TSMC측은 "장비 배송 문제로 고객 수요가 공급 능력을 초과했다"며 "3나노는 내년에 완전히 공정을 가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TSMC의 3nm 양산 일정이 늦어지자 애플이 내년 가을 출시할 아이폰 신제품 생산 일정을 맞추기가 만만치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아이폰 신규 시리즈 생산이 시작되는 6월 이전에 전공정은 물론, 후공정 패키지까지 검증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TSMC에서 테스트 웨이퍼조차 나오지 않은 탓에 국내외 후공정 업체들도 본격적인 공정 검증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아이폰14 프로. /사진=애플
아이폰14 프로. /사진=애플

특히나 웨이퍼 투입부터 산출까지 수개월 걸리는 선단공정 파운드리 특성을 고려하면 지금쯤 서플라이체인으로 웨이퍼가 전달되었어야 한다. TSMC의 7nm 제품은 웨이퍼 출하까지 110일, 5nm는 120일 정도 걸린다. 3nm는 공정이 더 복잡한 만큼, 여기서 10여일 더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용 반도체 서플라이체인 내부 인사는 “예년 같으면 지금쯤 테스트 웨이퍼가 나와서 공정 구축 및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야 한다”며 “내년 아이폰 출시 전까지 촌각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애플로서는 아이폰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인 A시리즈의 공정 전환을 더 미루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A15에 이어 올해 A16 칩까지 TSMC의 N5P 공정에서 모두 생산한 만큼, 내년에는 어떻게든 공정 전환을 통한 성능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 

애플의 맥용 칩인 M시리즈 역시 M1에 이어 M2까지 N5P 공정에 할당함으로써 업그레이드가 아닌 ‘옆그레이드(큰 성능개선 없는 세대전환)’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슈퍼 핫 런’으로 공정 기간 단축할 듯

 

만약 내년에도 올해처럼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의 AP를 나눈다면, 최소한 프로 모델을 출시할 만큼의 3nm 물량이라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는 TSMC가 3nm 양산 초기 ‘슈퍼 핫 런’ 생산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통상 파운드리 내 공정 흐름은 웨이퍼가 먼저 투입된 순서대로 이뤄지지만, 일부 급행료를 지불한 제품은 엔지니어가 직접 핸드캐리 방식으로 웨이퍼를 이송하며 공정을 진행한다. 앞에 줄선 웨이퍼가 공정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바로 장비에 투입될 수 있는 것이다. 

애플은 M1에 이어 M2까지 모두 5nm 공정에서 생산했다. 이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아닌 '옆그레이드'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자료=애플
애플은 M1에 이어 M2까지 모두 5nm 공정에서 생산했다. 이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아닌 '옆그레이드'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자료=애플

이를 급행 속도에 따라 핫 런(Hot Run)과 슈퍼 핫 런(Super Hot Run)으로 나눈다. 슈퍼 핫 런의 경우 일반 ‘노멀 런(Nomal Run)’ 대비 공정 기간을 3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nm 공정 기간이 노멀 런에서 130일 정도 걸린다면, 슈퍼 핫 런을 통해 한달 보름 정도면 웨이퍼를 출하할 수 있는 것이다. 

한 파운드리 산업 전문가는 “TSMC의 최선단 공정 첫 해 물량의 80%를 애플이 가져가는 만큼 어떻게 해서라도 양산 스케줄을 맞추는 할 것”이라며 “그래도 내년 9월 출시 시점에 아이폰 생산 물량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올해 기준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를 연말까지 9000만개 생산키로 하고, 6~9월 사이 3400만대 가량을 출하했다. 만약 내년 여름 3nm 칩 출하가 충분치 않으면 아이폰 생산량이 연말로 갈수록 많아지는 ‘상저하고’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 이는 AP를 제외한 메모리반도체⋅디스플레이⋅RF칩 등 여타 부품 수급망에도 파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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